경제위기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특히 상황이 악화되는 나라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고, 아이슬란드는 이미 커다란 타격을 입은 나라입니다. 이런 경제위기 속에서 앰네스티는,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경제위기와 관련하여 앰네스티의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며칠 전 전세계의 사무국장들에게 메일을 보내어 경제위기가 약자들에게 더욱 큰 피해를 가져오며 인권침해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더욱 인권보호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우면 더욱 인권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지요. 동시에 앰네스티가 어떤 식으로 이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습니다.
오늘 앰네스티 아이슬란드지부의 사무국장이 이 메일에 대한 답 메일을 돌렸습니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이사회 내에 회람했는데, 생각해보니 이 곳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보아도 좋겠습니다. 제가 이사회에 회람한 메일을 원문 그래도 올립니다. 함께 읽어주시고 좋은 의견들 주십시오. 필요한 분이 계시면 원문도 올려 드리겠습니다.
어제 보내드린 아이린 칸 사무총장의 메일에 대한 아이슬란드지부 사무국장의 답변입니다. 평소 같으면 이런 건 보내드리지 않는데, 너무나 내용이 좋고 배울 부분도 있어서 번거로우시겠지만 보내드립니다.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린의 메일보다 오히려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아이슬란드지부에 대해 말씀 드리면, 그 작은 나라에서 이미 회원수가 11,000명이 이르는 급격한 성장을 이룬 지부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인구가 3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대한민국으로 따지면 회원 수 170만 이상이 되는군요.) 게다가 이 지부는 이러한 성장을 우리와 달리 국제운동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제운동의 성공모델의 하나로 한국지부가 거론될 때 늘 아이슬란드지부를 생각하며 겸손해집니다.
아시다시피 아이슬란드는 최근의 세계적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빠른 성장 후의 이런 타격은 보통 앰네스티에 괴멸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지부장들이 아이슬란드국민과 앰네스티 지부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메일을 받으니 참 든든하군요.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다 번역할 능력은 못되고, 읽으면서 느낀 점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귀찮으시더라도 한번 읽어보시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첨부된 파일은 아이슬란드지부의 새 사무실 평면도입니다. 굉장히 멋지고 부럽네요.
- 우선 공동으로 기금조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아이린의 제안을 환영하고,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동시에 아이슬란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네요.
- 아이슬란드지부의 모든 돈은 안전하다고 합니다. 몇 해 전에 펀드나 증권 등에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안전하게 보관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돈이 있기는 했나 봅니다. 부럽네요.) 놀라운 것은 이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세계가 하나로 묶인 경제체제에서 자신들이 투자한 돈이 무기생산이나 다른 인권을 침해하는 산업에 투자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아이슬란드지부가 존경스럽습니다. 금융업으로 번영을 이루었던 아이슬란드 분위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인권적이고 원칙적인 결정이 결국 위기에서 아이슬란드지부를 구했군요.
- 또한 금융업이나 다른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기금을 모으려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 결과 현재 수입의 90%가 회원들의 회비에서 나온답니다. 이는 아이슬란드의 많은 NGO가 취했던 정책과는 아주 달랐던 모양인데, 이들 NGO들은 현재 전체 사회를 거대한 빚더미로 던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이슬란드지부는 이러한 비판에서도 자유로운 상태입니다.
- 아이슬란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직면해 있고,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상황 악화로 일부 회원들은 비용을 줄이려는 영향을 받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앰네스티를 탈퇴한 회원 대부분은 최근에 앰네스티에 가입했고, 따라서 지부와의 강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회원들과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회원이라 해도 결국은 백사장에 만든 모래성처럼 한 순간에 씻겨나가고 말 것입니다. 단단한 기반은 결국 회원들과의 유대관계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이 부분에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결코 내일로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 사무국장은 다음 주에 주요 일간지 하나에 기사를 실을 예정이라는 군요. “인권에 투자하라 – 테러리즘, 인권, 빈곤 그리고 재정위기에 대하여”라는 제목이라는군요. 이를 통해 회원들의 충성심을 강화하고 일반대중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하고자 한답니다. 이번 위기를 맞아 인권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것에 미디어 전략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이린이 말한 것처럼, 인권은 좋은 시기를 위한 사치품이 아니다는 것이지요.
- 아이슬란드지부는 또한, 최초의 광고 캠페인과 12월 10일 커다란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11,000회원 전부가 지부에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게 하려고 한답니다. 이들은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기회를 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회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대신 서로 얼굴을 보는 만남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회원들이 가깝게 다가오게 하기 위해 광고와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행사 외에도 소식지, 카드를 이용한 크리스마스 기금조성, ISP와 민주주의에 대한 세미나 등이 회원들을 서로 단단하게 묶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네요. 도한 새로 이사하는 사무실에서 회원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고 더 좋은 만남의 장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답니다.
저는 사실 이번 경제위기가 아이슬란드지부에 대단히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뜻밖의 메일을 받고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 활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요? 이사회의 현명하고 통찰력 있는 결정이, 그리고 평소에 회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각도의 접촉과 노력이 앰네스티 운동을 강하게 하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슬란드 지부장에게 직접 물어보아도 신통한 대답을 얻지 못했었는데, 오늘에야 아이슬란드지부의 놀라운 발전에 대한 작은 해답을 얻은 기분입니다. 과연 실력 있는 지부가 발전을 이룩하는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부디 이번 위기가 아이슬란드지부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도전이 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전세계에서 경제위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해있을 작은 지부와 구조들이 너무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함께 기대하고 싶습니다.
이사장 고은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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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분의 댓글때문에 스크롤하는시간도 아깝네요. 포탈에 뜬 인권위원회 결정이 얼마나 반갑던지, 지난 여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구요. 이 인권위의 권고와 우리 보고서가 힘든 세상에 한줄기 희망이 되길 . 오랜만에 들렸는데, 포스팅이 많아 볼것들이 밀려있네요. 잘, 지내시죠?
2008/10/29 22:26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08/10/30 10:57안그래도 안보이셔서 궁금했더라는...
위의 글은 이 블로그에서 오랜만에 보는 종류의 글이네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자유는 당연히 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셔야 할 분 같네요. 주인장님께서 가지신 안타까움, 함께 느껴집니다.
2008/10/30 00:12참, 위의글 앰네스티 홈페이지 회원게시판에도 올려주세요.
제 글 보다는 댓글을 올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될 듯 합니다만.. 하하
2008/10/30 10:57저 진리경찰이라는 아이디는 웹에서 자주 보던 건데요....
2008/10/30 13:19글 하나 만들어 놓고 마구 돌아다니면서 올리는 듯 한데요.
흠.. 알고보니 바쁜 분이셨구만요... 쯔.
2008/10/30 20:03FINCA
2008/10/30 22:45http://www.villagebanking.org/
GRAMMEN
http://www.grameen-info.org
위와같은 대안도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든든한 하나의 안전망으로요.
인권기금도 어떤 지속가능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시도는 좋아도 잘 될까 싶었는데, 잘되는 것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2008/10/31 22:41인권기금이 지속가능한 자원이라는 건 잘 상상이 가지를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그런 것이 가능해질까요?
조금씩이라도 모으면 좋겠어요. 물건이든 돈이든 인력이든... 과정과 흔적이 남는 것들이요. 그걸 엮어줄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이요. 누가 주었고 그게 어디로 갔고 어떻게 쓰이는지 잘 볼 수 있다면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꺼라 생각해요.
2008/11/01 01:40저도 그런 곳에 호주머닐 털거나 손과 발을 움직여 보탬이 되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