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에서 얼마 전에 촛불집회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된 보고서라고 평가하며,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국가인권위로서는 상당히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워낙 객관적 진실이 명백했다는 점도 있기는 하겠지요.)
이 보고서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경찰, 법무부는 이미 반박을 했고, (혹시 앰네스티 보고서에 대한 반박문을 잘라 붙이기한 건 아닌지...) 심지어 한승수 총리까지도 편향된 평가라고 혹평하고 나섰습니다. (이거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 같군요. 아무리 국회에서의 답변이라고는 하지만...)
게다가 국정감사기간에 국회의원들에게 얻어터지는 것을 보니 많이 안쓰러웠습니다. 정부측의 이런 반응이 저희가 이미 한 번 당한 일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우리야 독립적인 시민단체이지만, 국가기관이고 공무원 신분인 사람들은 상황이 다를테니 말입니다. (국가기관이고 공무원이라서 덜 괴로울까요?)
어쨌거나 보고서를 보면서 -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 국가인권위원회를 응원해 주고 싶기도 하고, 위로해 주고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입니다. 또한 정부기관과 여당 사이에서 이지메를 당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에 무언가 힘을 주고 싶어집니다.
반면 현재 국가인권위는 국내의 인권단체들과 굉장히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복잡하지만 대략 국가인권위원 인선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항의에 대해 경찰투입을 요청해서 건물을 봉쇄한 것과, 촛불집회 보고서가 늦은 이유로 인권단체들을 걸고 넘어진 것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는 명확히 인권위가 좀 심했던 것 아닌가 싶은데, 후자는 제가 진실을 몰라서 뭐라 하기 어렵군요. 다만 만의 하나 정말로 인권단체들 때문에 보고서가 늦어졌다 하더라도 그걸 굳이 10문 10답에 넣었어야 하는지는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고서 지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나 봅니다. (남의 일이라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면 안되는데...)
인권단체들의 현재 입장은 매우 강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권위의 해명이 없을 경우 협조관계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인권위와 인권단체들의 관계는 지난 몇 년 사이 최악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그동안 인권이 몇몇 관계자들이 인권단체를 대하는 태도나 언행이 밖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지나친 면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앰네스티 한국지부도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인권위를 출범시키던 당시 독립적인 인권위가 되게 하기위해 한겨울 노숙농성을 마다하지 않던 인권활동가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기가 막히고 참담한 심정일 것은 당연합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야 현재 상황에서 당사자도 아니고, 그동안 인권위와 별다른 협조관계를 맺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무언가 행동을 취할 수 있거나 취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조심스러워지고 눈치를 보게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눈치도 안보고 살았는데!) 인권 분야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 중요한 두 축이 삐걱거리고 있으니 우리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마 당연한 일일 겁니다.
이런 식의 일들이 참 어렵습니다. 현 정부와 여당에게 얻어맞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응원하고 싶기도 하고, 국내 인권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모습을 보면, 또 다른 면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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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복잡한 문제들이 참 많겠어요. 스트레스도 엄청나겠고요. 휴..
2008/11/06 01:42일하느라고 힘든 것은 괜찮아요.
2008/11/06 13:34싸우고 상처입고 슬퍼하고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정말 괴롭지요.
결국은 우리도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대한민국 단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