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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부 내에 돌고 있는 이메일을 가로채서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허락도 없이 공개해서 혼나지 않을라나?) 우리의 떡열사께서 쓰신 메일이 아닌가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정입니다.)

어제 점심식사를 ○○ ○○○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노마와 택시를 타고 ○○으로 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려 하는데
김팀장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어떤 택시기사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노마가 무언가를 놓고 내렸다는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뭘 잃어버리고 왔는지 알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까 노트북을 놓고 내린 겁니다.
헉... 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택시 기사 아저씨가 노마와 제가 택시 안에서 이야기하던 내용, 그리고 통화하던 내용을 듣고 우리가 앰네스티라는 걸 기억하고 있던 겁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노마가 ○○○ 대사관에 전화를 할 때 Amnesty International 이라고 몇번 이야기했던 것 같고, 그 때 아저씨가 왠지 귀기울여 듣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아저씨는 우리가 앰네스티라는 걸 귀기울여 듣고 있었고, 우리가 잃어버린 노트북을 보고는, 사무실로 전화해서 돌려주려 했던 겁니다.
 
아저씨와 전화통화를 해서 충정로에서 만나서 노트북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2시에 충정로로 간다는 것도 이미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만나서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해드렸고, 아저씨는 노마에게 have a nice day!라고 하시더군요.
 
택시기사는 시간이 돈인 분들인데, 시간을 1시간 정도 빼앗은 것이 너무 죄송스러워서 약간의 돈을 드렸는데 한사코 거부하시더군요. 거의 억지로 돈을 택시에 넣고 도망쳐왔습니다.
 
감동이죠?
 
하루 일정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서 아저씨한테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돌려주신 것도 고맙지만, 우리를 앰네스티를 기억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우리 열심히 하겠다. 자주 지켜봐주시라. 이런 내용이었죠.
 
다음은 아저씨가 답문자를 보낸 내용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하였는데 사례까지 받고 미안하네요. 세계적인 좋은일 하는 곳인데 인터넷으로 한번 찾아보고 관심갖고 귀사의 사업 지켜볼께요."
 
또 감동이죠?
 
스티브 바라캇 공연 때 뵈도 좋겠죠?

감동을 강요하는 듯 한 느낌이 좀 드는 글이기는 하지만, 감동은 감동 맞잖습니까?

생각해 보세요, 그 노트북이 어떤 노트북인지.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생각하면 사실 노트북 가격 따위는 문제도 안될 겁니다. (물론 제가 그 노트북 내용을 들여다 본 적이 없으니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기사님께서는 앰네스티운동에 가격을 따지기 힘든 커다란 기부를 해주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인권을 지키려는 저희의 노력이 지장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지요.

두 사람이 자신들이 앰네스티라고 기사님께 밝힌 것도 아니고, 그 노트북에 앰네스티 연락처가 적혀있을 가능성은 더더욱 전무한데, 일부러 저희 연락처를 찾아내어 연락을 주신 겁니다. 아마도 지난 촛불집회를 비롯해서, 앰네스티의 활동을 보시면서 심정적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이 아닐까요? 그렇길래 그런 수고와 금전적 손해를 무릅쓰고 노트북을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것이겠지요.

결국, 모든 시민단체는 시민들의 지지를 먹으며 자랍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건전한 운동을 꾸려가는 방식이지요. 언론의 인정, 정부의 프로젝트, 기업체의 후원... 이런 것들은 당장 먹기는 달아도 장기적으로는 결코 시민단체를 튼튼하게 해주는 원천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오늘도 시민들의 지지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이 기사님의 행동과 말씀은 저희에게 노트북 하나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저희의 활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 지지가 커다란 보답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 이런 생각은 저희 모두에게 참으로 큰 격려가 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시민들의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택시기사님!

[추가정보]

글 말미의 스티브 바라캇 공연이 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스티브 바라캇은 - 저는 정말이지 모르는데,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도 모르던데 - 한국지부 사무국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우 유명한 연주자라고 빡빡 우기는 뮤지션입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한국 내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가 보더군요.

이 분이 앰네스티는 물론 한국지부의 열성적인 지지자이십니다. 그래서 이미 지난 번에 한국에서 발매된 곡 중 하나를 한국지부에 헌정하기도 하셨고, 이리저리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아마 이번 인권의 날을 맞아 일부러 한국지부를 위해 방한해서 연주를 해줄 모양입니다. 정말 굉장히 특별한 콘서트가 되겠지요?

아마도 위 글을 쓴 - 떡열사로 추정되는 - 분은 이 콘서트에 택시기사분을 초청하라고 은근한 압력을 넣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사 준비가 잘 되어서 꼭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라고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요. 그리고 그 날,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을 공연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단, 외국에 계신 분들은 제외하고요. (nooe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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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난민촌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흠흠... 2시 충정로, 노트북에 대한 민감한 반응.... ㅎㅎㅎ 드디어 실마리가 풀리네요.ㅋㅋㅋ
    충정로에서 만나서 미팅에 동행했더랬는데, 두 분이 노트북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전후사정을 몰라 약간 어리둥절했었던 1人....@.@

    그리고 지부장님, 스티브 바라캇 굉징히 유명한 연주자 맞습니다!!!
    제 주변엔 앰네스티와 관련 있는 사람 빼고도 무려.... 무려.... 무려.... 2명이나 알고 있었다구요!!! -_-;;;

    2008/11/09 16:19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크핫핫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날카로우신 난민촌장님...

      이 글 쓰고나니 국장님께서 스티브 바라캇이 얼마나 유명한지 게거품 물고 설명하셨습니다.

      2008/11/09 20:44
  2. 황지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으신 분이시군요!! 이런분들이 계셔 세상살기가 좋습니다!!

    2008/11/09 20:09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네 그렇지요?
      사람에게 사람은 가장 큰 절망의 원인일 때도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가장 큰 희망의 원천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구요.

      2008/11/09 20:45
  3. Fiona  수정/삭제  댓글쓰기

    콘서트라니! 지난번 인터뷰때 못뵈어서 매우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볼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티브 바라캇은 많이 유명한 연주자입니다. 지부장님. Flying이라는 노래부터..! 기회가 되면 노래를 들려드릴께요. 노마도 떡열사도 마음이 따뜻해졌네요. 저도 그렇구요.

    2008/11/10 18:44
  4. Fifi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지난번 스티브 바라캇 내한방문때, 제가 잠시 앰네스티에 있을때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전 다른 프로젝트 진행하느라 못갔었거든요^^:

    2008/11/12 11:04
  5. BlogIcon nooe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런 ㅠ.ㅠ
    저도 Rainbow Bridge라는 곡 많이 들었더랬습니다. 꽤나 오래전 일인데... 그때의 일들이 막 떠오르네요.
    으아. 행사, 기대가 되네요.
    준비 과정에서부터 진행 상황 등등 사진 많이 찍어주어서 올려주셔요!!

    2008/11/13 21:19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오옷, 스티브를 아는 분 또 하나 발견... ㅋㅋ
      말씀하신 부분을 자세히 올리고 싶은게 제 욕심인데...
      문제는 이런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우리 상근자들이
      다 너무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좋은데...
      전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식과 우선순위를 바꿔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2008/11/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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