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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그 이름을 다시 부르며...

지부장 일기 2008/11/10 01:22 posted by 고은태

2008년 11월 8일 토요일, 앰네스티 워크숍을 위해 서울에 올라갔습니다. 2시 조금 넘어 도착한 서울역에는 경찰이 쫙 깔려있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08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좀 심하게 많았습니다. 제 눈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보다 경찰이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다니는 주요 통로 -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역으로 들어오는 입구, 서울역 앞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 등 - 에는 너무 좁게 사람 다닐 길을 남겨두고 경찰을 두세 겹씩 밀착 배치해 놓고 있어서 통행에 방해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촛불시민들의 교통방해에는 그토록 큰 일 날듯 호들갑을 떨더니 말입니다.

그러나 교통방해 보다 더 기분 나쁜 것은 이렇게 위압적인 밀착배치와 지나가는 시민들을 범죄자 보듯 하는 눈길이었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시민이었음에도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참 기분 나빴습니다. 아니, 전야제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은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됩니까? 결국 이 나라의 정부가 전체 국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인 듯 했습니다. 제 기억에 이런 느낌은 전두환 때 이후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워크숍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서울역 앞에서 전야제 구경을 잠깐 했습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감동적이기도 하구요. 마지막에 풍등 날리는 행사가 있었는데, 불이 날까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참 좋았습니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압제와 폭력의 장벽을 넘어 우리의 소망들이 저렇게 훨훨 날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날 제 생각의 중심에는 전태일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목숨만 부지한다고 사는 것이 아니요, 사람답게 살아야 삶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를 불태워 우리에게 알려준 그 분. 사실 인권이 대단한 것 같지만, 전태일 열사가 이야기한 것이 결국 인권의 모든 것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 중 얼마나 많은 것이 그의 희생 위에 쌓인 것인지...

우리 사회의 인권수준이 낮아서 아까운 젊음이 스러져가야 했습니다. 사회 전체가 공범인 셈이고, 아직도 너무 낮은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을 보면, 우리의 손에는 지금도 그 분의 피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그에 대해 대답해야 하는 순간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다시 현재의 노동운동을 생각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말들이 많지만, 저를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스스로 노동자이면서, 노동자가 될 자식을 키우고 있으면서 노동운동에 대해 냉소적이거나 저주를 퍼붓는 분들을 볼 때 입니다.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아야 식당주인도, 택시기사도, 저 같이 가르쳐서 먹고 사는 사람도 사람답게 사는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다른 대안이 없는 한, 노동운동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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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꼬규환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은 아이와 함께 보내느라 토요일엔 참석을 못했습니다. 답문 보낸 시간에 아이데리고 부천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다행히 일요일엔 형님 내외가 와서 두어시간 본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제눈에는 집회참가자다보다 경찰이 더 많았습니다. 이석행위원장을 잡겠다고 그 난리들을 쳤나 봅니다. 집회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고 있는 저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루에 이렇게 글을 많이 쓰시면 어떻게 합니까? ㅋㅋ 분발 하겠습니다.

    2008/11/11 00:31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혹시 계시면 얼굴이나 보려고 했더니만...
      근데 경찰들 정말 심각하더군요.
      심히 불편해 지더라는...

      2008/11/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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