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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스티브 바라캇 공연

지부장 일기 2008/12/16 23:33 posted by 고은태
12월 9일, 회원들을 위한 세계인권선언 60주년 기념공연이 있었지요. 캐나다의 피아니스트(지만 노래도 잘 하더군요) 스티브 바라캇의 특별공연이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있었습니다. (고대-_-;; 인촌-_-;;;)

멋진 사진을 찍어오려고 카메라를 들고 갔는데(물론 노트북도) 남들은 동영상까지 찍는 것 같더만, 저는 하다못해 준비하는 장면 한 컷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기껏 지부에서 인터넷이 되는 숙소를 잡아 주었는데 갑자기 다음 날 아침 YTN FM 라디오 인터뷰가 잡혀 있어서 그거 준비한다고 이래저래 글도 못올리고 말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한국지부 웹사이트에서 훔쳐온건데 설마 고발하지는 않겠지요?

부실한 블로거의 변명은 이만하고, 그저 간단하게 제 느낌 위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게으른 저로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행사장에 일찍 도착했습니다. 부담감이 컸다는 이야기지요. 힘들여 준비한 행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사장으로서 걱정도 되고, 개인적으로는 혹시 내가 뭔가 망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가서 시작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참 고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티브 바라캇씨와의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죄송)

행사 전에 혼란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좌석배정을 받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일부 좌석이 서로 겹쳐 배정되는 바람에 불만인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중요한 내빈에 대한 응대전략도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요. 개인적으로도 초청한 분들의 숫자가 자꾸 달라져서 이만저만 신경쓰이고 미안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도 못할 지경이었다는 것도 죄송한 일이었고요.

그래도 다행히 콘서트는 시작 되었습니다.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일단 시작하자 모든 것이 무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0명의 관중을 편안하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끌어가는 공연이었다고나 할까요? 무대 좌우에 비춰지는 영상과 함께 참으로 환상적인 무대였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굉장히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저까지도 어느새 공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행사가 마무리 될 무렵, 인사말을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다음은 제가 한 인사말의 내용입니다. 무대 위에서 원고를 약간 바꿔서 발언했기 때문에 실제 인사말의 내용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나날의 일상을 누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의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에 휩싸인 사람들로 부터 이 땅의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조건마저 박탈당한 채, 우리 인류가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인권침해 속에 내던저져 있습니다.

1948년 12월 10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세계 각구의 정부는, 모든 남성과 여성 어린이가 인간이라는 존엄한 존재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것이 지금 60주년을 맞은 세계인권선언입니다.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여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60년간 인권은 인류사회의 새로운 질서로 등장하여 다양한 진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 진전의 한걸음 한걸음 마다 인권을 수호하려는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지구촌을 돌아보면 아직도 인권은 곳곳에서 위협당하고 있으며, 참을 수 없는 인권침해가 매 순간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피와 눈물과 땀이 흘러야 할까요?

이런 인권침해의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결코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세계인권선언이 약속한 존엄성이 보장될 때까지, 우리는 전진해야 합니다.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남미의 콜럼비아에서 그리고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존엄성과 생명을 위협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동합시다. 지금 이곳, 우리의 작은 동참이 많은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을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억하고, 모든 인류 한 사람 한 사람의 선언으로 만듭시다. 각국 정부가 지키지 못한 약속을 우리가 나서서 지키도록 합시다. 모든 사람이 이 약속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할 때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세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이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공연 시작 전에 불편을 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 저희가 처음 해봐서 그렇습니다.

특히 이런 자리를 마련하여, 우리가 세계인권선언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신 스티브 바라캇 씨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대표하여 깊은 감사와 뜨거운 박수를 전해드립니다. 스티브 바라캇 씨는 오랫동안 인권과 앰네스티, 한국지부에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셨으며, 오늘 이런 특별한, 잊지 못할 자리를 만드는 데 기꺼이 도와주셨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스티브 바라캇 씨께 감사 드립니다.

행사가 끝나고는 리셉션이 있었는데 시간이 늦어져서 알차게 진행되지는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준비하느라 고생한 분들과 함께 술 한 잔 할 기회도 없이 헤어져야 했던 것도 아쉬웠습니다.

행사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마땅히 반성도 따라야 하겠습니다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이 노출되었고, 깊이 곱씹어가며 반성할 시스템 상의 문제도 보였습니다. 또, 이 행사가 과연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행사를 위한 행사야말로 시민단체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니까요.

전반적으로는 잘 진행된 행사였고 보람 있는 행사였습니다. 도와주시고 참여해주시고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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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ifi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스티브바라캇의 팬으로써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영상과 인터뷰로서 단순한 음악만이 아닌 많은것을 생각하게끔 했구요. 이 큰 행사를 사무국 분들이 정말 얼마나 힘들게 준비했는지가 보이더군요. 이로써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또 한번 도약했다고 믿습니다. 이사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함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12/17 23:55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그날 만나 뵈어서 너무 반가왔어요.
      더 많은 이야기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런 행사말고 다 모여서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하고 그런 파티가 있으면 좋겠어요.
      사무국에서 그런걸 좀 준비해 주시면 좋을 텐데요...

      2008/12/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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