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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사자성어 - 因人成事

지부장 일기 2008/12/31 03:24 posted by 고은태
어제 밤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두 번째 글을 올리고, 한편으로는 분노해서 씩씩대고 다른 한편으로는 글을 끝내서 흐뭇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예상도 못한 글쓰기 숙제가 들어왔습니다. 마침 이것저것 바쁜 일이 많았는데도 이 새로운 숙제를 무시해버릴 수 없었던 것은, 릴레이라는 형식적 부담도 있거니와 숙제를 낸 사람이 바로 올해 제가 알게 된 여인 중 가장 매력적인 분인 신비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받은 숙제라는 것이 무엇이냐…
(방법) 올 한해, 또는 새해 다짐을 담은
사자성어를 올려주시고
트랙백 해 주시고
또 다른 두 사람에게 넘겨주시면 됩니다.
저도 조아신에게 당한 거에요! ^^

결국 하루 종일 사자성어만 생각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자성어라고는…
獨裁打倒, 民主爭取, 米帝逐出, 民衆民主, 民衆蜂起, 全民抗爭… 헐 미쳤나 봅니다.
(위의 사자성어?들과 저의 정치적 성향에는 아무 관련도 없습니다.)
그래서 좀 부드러운 것을 생각해 보려고 했더니만…
깐소새우, 난자완스, 오향장육, 고추잡채, 삼선자장, 마파두부… 갈수록 태산이군요.

결국 아버님께 전화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랬더니만 함께 놀러 간 딸들과 사위들을 다 모아놓고 숙제를 시키고 본인은 받아 적기만 하신다고 결국 동생에게 항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고심참담 끝에 제가 정한 새해의 사자성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인성사 [因人成事]
[명사]어떤 일을 자기 혼자의 힘으로 이루지 못하고 남의 힘을 얻어 이룸.

그 동안 세상을 살면서 너무 일 중심으로만 살았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서툴러서 그렇게 밖에는 할 줄 몰랐고, 또 그게 옳은 길 인줄만 알고 살았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인간관계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제 조금 나이를 먹어 돌아보니 이런 식으로 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의 한계가 너무 명확했습니다.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야만 하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이 나이 먹고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해에는 직접 몸으로 때우는 것 외에도 사람들과 함께 일을 도모하는 데에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대단히 어색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것을 -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연습해 보려고 합니다. 늙어가다 보니 자꾸 외로움을 타는 것도 이유의 하나겠군요.

그래서 새해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연습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좀 징그럽더라도 연습이니까 용서해주십시오.

이외에 후보에 올랐던 사자성어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좀 더 독하게 혹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미로는…
와신상담, 절치부심, 간난신고, 고진감래…
지난 한 해 우리 상황을 돌아보면서 생각난 것들은…
후안무치, 종과득과, 사필귀정, 오월동주…

그럼 이제 이 릴레이를 또 두 분께 넘깁니다.
한 분은 이 블로그의 필진이기도 하시면서, 그 동안 꾸준히 난민관련 일을 해오셨고 최근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들리는 난민촌장님이십니다. 또 다른 분은 이 블로그 초창기부터 가장 든든한 지지자이자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셔서 이제는 거의 공동주인장처럼 느껴지는 nooe님이십니다. 이 두 분께서 더 멋진 글을 올려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제게 주어진 임무를 마치려고 합니다.

신비님, 이렇게 하면 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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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nooe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삼선자장 맛이 그립네요.^^

    因人成事 저두 맘 속에 담아갑니다.

    오늘 자면서 숙제 생각해 봐야겠네요.

    2008/12/31 07:15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거기는 삼선자장이 없나보죠?
      숙제 하신거 잘 보았습니다.
      일장인단 멋져요.

      2009/01/01 10:55
  2. BlogIcon 난민촌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부장님, 숙제했습니다.
    '새글'로 포스팅했다가......
    그냥 제 블로그에 트랙백으로 달았습니다. ㅎㅎㅎ

    아~ 숙제하기 싫었어요. ㅜ.ㅜ

    2008/12/31 14:15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하하하 숙제는 누구나 싫어하지요.
      근데 막상 숙제는 굉장히 잘하셨네요.

      2009/01/01 10:56
  3. BlogIcon Inuit  수정/삭제  댓글쓰기

    因人成事 좋네요..
    일이 성사됨에 있어, 사람이 마지막 요소란 뜻으로 새겨집니다.
    인사가 만사인데, 사람에게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다면 세상도 밝아지고 더욱 풍요로와지겠지요.

    그래도그렇지 사자성어에 獨裁打倒, 民主爭取, 米帝逐出, 民衆民主, 民衆蜂起, 全民抗爭는 너무했습니다. 하하하 (반전반핵이 빠졌네요. -_-;;;)

    2008/12/31 17:31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오호 댓글따라 갔다가 정말 좋은 블로그를 발견했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반전반핵이 빠졌군요... 뭔가 없다 했더니만...
      양키고홈... 쩝쩝쩝

      2009/01/01 11:13
  4. BlogIcon Crete  수정/삭제  댓글쓰기

    rss 구독기로 늘 읽고 있었는데 이렇게 사자성어 릴레이로 연결이 되네요.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가자지구에 관한 알자지라 기사를 하나 포스팅을 했습니다.

    2009/01/02 03:34
  5. BlogIcon amy 또는 신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전반핵, 양키고홈 ㅎㅎㅎ
    지난 해 만난 '가장 매력적인' 자로 둔갑하게 해 주시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옵니다. ^^;;;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가 말 그대로 인인성사인 것 같습니다.
    사람 人 자가 두 사람이 기대고 선 형상이라면서요?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더 많이 더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그리고 새 스킨도 산뜻하고 참 좋아요.

    2009/01/05 21:45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인간 중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한 적은 없고...
      여성 중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했습니다. 캬캬캬
      남성까지 포함하면 가장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저는 신비님과 조아신님 통해서 인인성사 해보는게 새해 첫 목표 중 하나입니다.
      윤허해 주시옵소서.

      2009/01/0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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