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포스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1월 13일은 국제앰네스티가 설정한 가자지구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입니다. 전세계 회원들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항의와 요구를 위해 행동에 참여해주기를 요청한 날이지요. 한국지부도 여기에 참여해서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간단하게 소식 전해드립니다.
우선 12시 부터 이스라엘 대사관이 있는 청계광장 옆의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일찍 11시 30분 경에 도착했는데 역시 우리의 전략사업팀은 일찍 나와 열심히 행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매섭게 추웠습니다. 같은 자리에서는 나눔문화에서 나오신 분께서 일인시위를 하고 계시더군요. 이 추운 날씨에 일인시위를 하는건 정말 춥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쩐지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좀 죄송했다는...
물론 경찰도 일찍 나와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시간이 가까와지자 경찰버스가 와서 앞을 가로막더군요. 우연히 그 시간에 거길 온걸지도 모르지요. -_-;; 이런 시기에 해당국의 외교공관을 철통같이 경비해야 하는 경찰의 임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앰네스티가 모여서 뭘 하겠다고... 건물 앞, 그러니까 저희가 기자회견을 위해 모인 자리 바로 뒤에도 경찰들이 늘어서 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만, 기자회견 시작하려하니 비켜주시더군요. 흠... 이유는 모르지만 감사감사
기자회견이 주행사가 아니었던 만큼 짧고 간단하게 끝냈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앰네스티의 입장과 요구조건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읽는 것으로 모두 마쳤습니다. 이후 침묵시위를 위한 장소로 옮겼습니다. 아시다시피 현행 집시법에서는 대사관 근처에서의 집회와 시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지요. 그래서 종로1가 르메이에르 앞으로 옮겼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리행진이 되어버렸네요.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자체적으로 거리시위를 해 본 것이 얼마만인지... 집시법도 감사감사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침묵시위는 정해진 1시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구호도 없이 침묵시위를 하려니 어쩐지 더 추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저는 입이 얼어 벼렸다는 핑계를 대시는 사무국장님을 대신해서 두세건 인터뷰를 하느라고 좀 덜 추웠습니다. 기자회견 때는 함께 서있는 것이 제 역할이었고, 침묵시위 시작할 때 잠깐 인사말을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짧게 한 마디만 하라고 하도 강조를 해서 정말 한 마디 만 했습니다.
안전을 얻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죽음과 공포를 가져다 주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안전이 보장될 때, 나의 안전과 평화도 가능합니다.
침묵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끝난 후에는 시간 되시는 분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헤여졌습니다. 늘 그렇듯이 식사비는 각자 부담!
느낀 점 1.
추운 날씨와 촉박한 공지에도 불구하고 50명 가량이 참여해 주셔서 피켓이 모자르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추위에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좀 더 준비를 잘 해서 다음 캠페인 때는 훨씬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보여줍시다.
느낀 점 2.
현행 집시법, 혹은 그 적용방식은 정말 불편합니다. 정부는 폭력시위 막는다는데, 그럼 평화시위를 적극 장려해주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법이 문제인지 해당 부서의 적용방식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준법시위를 원한다면 준법시위를 위한 충분한 여건조성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잠꼬대 같은 소리일까요?
느낀 점 3.
침묵시위를 위해 코와 입을 가리는 검은 마스크와 얼굴 전체를 가리는 하얀색 가면이 사용 되었습니다. 저희야 불법적인 행동을 할 리가 없으니 이들 소품 역시 효과적인 표현을 위한 것일 뿐 위험한 시위용품일리가 없습니다. 집시법 개정되면 이것도 못쓰게 하겠지요?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집회 때 신발도 못 신게 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우리 평화준법시위 하게 해주세요, 네?
느낌 점 4.
그야말로 자발적으로 혼자서 혹은 짝을 지어 와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집회에 참석하는 방식에 약간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정말로 자발적인 시민의 행동들이 가능해지는 지점에 와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원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으로써의 앰네스티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민이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어야 하겠습니다.
humanité라는 신문에 실린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입니다. 전쟁 혹은 일방적 폭격을 반대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그 기사와 함께 각각의 다른 네 개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위 혹은 집회의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익숙한 글자가 보입니다. 확대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곧 금지될지도 모르는 마스크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앰네스티에서 나오신 분들인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앰네스티 블로그에서 가자지구에 관련된..
희생자 전시나 정치적 놀음에 그치지 않도록 얼마 전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뒤에서 갑자기 어마어마한 소음이 들려왔지요. 백미러로 뒤를 보니 망가진 승용차 한대가 도로한가운데 서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멀어지면서 그 차는 점점 작게 보이다가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탄 차와 부딪혔을지 모르는 아찔함에 가슴을 쓸어 내리다가, 한 순간 부딪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갑자기 내게 고통이 닥쳐왔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
저는 다시 한번 우리의 책무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에 자발적으로 온 60명이 넘는 회원들....
우리의 가능성을 봤고, 우리의 희망을 봤고 ,우리의 미래를 봤습니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거웠고 그래서 더 흥분된 행동이었습니다.
추운날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현 사태와 관련하여 너무나 명쾌하고 공감하게 쓴 글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2009/01/13 21:19http://capcold.net/blog/2710
대책 부분에 대해서는 완전히 동의하기 좀 어렵지만, 적어도 상황분석은 탄복하게 하네요.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저는 다시 한번 우리의 책무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01/13 22:13짧은 시간에 자발적으로 온 60명이 넘는 회원들....
우리의 가능성을 봤고, 우리의 희망을 봤고 ,우리의 미래를 봤습니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거웠고 그래서 더 흥분된 행동이었습니다.
추운날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거리시위(?) 때 보니, 둘 씩 짝지어 걸어가니까 이 인원가지고도 굉장히 길던데요.
2009/01/13 23:26게다가 옷색깔 맞추고 다들 피킷들고 하니 장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