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참혹한 사정과는 관계없이 지금 국제앰네스티는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오바마 신임대통령이 관타나모 수용소와 CIA의 비밀구금시설을 폐쇄하고 고문을 금지시키는 집행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한국의 상황이 어둡기는 하지만,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여러분과 함께 작은 축하를 하면서 앰네스티의 분위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런 와중에 오바마의 집행명령이 나왔으니 이 문제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소리로 제기해 온 단체들 중 하나인 국제앰네스티가 스스로의 작은 기여와 성취를 축하하는 것이 지나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고문을 하지 말라'는 명령에 서명하는 이 기묘한 상황을 온 세계가 기뻐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작은 축하를 통해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가 왜 이것을 기뻐해야 할까요? 관타나모는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은 단순히 출입국 시에 신발을 벗어야 한다든가 하는 사소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영향력은 진실로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에서조차 안보를 명분으로 광범위한 시민권의 제한이 실시되었고, 테러와의 전쟁은 인권을 유린하는 전세계의 권력에게 무한의 면죄부가 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권단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같은 명분 하에 시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권력기관의 권한을 확대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무산되었습니다만, 부분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고 이는 더욱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용산 참사의 경우도 농성자들을 테러집단으로 몰아 경찰의 진압작전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지구는 정말로 좁은 세상이고 누구도 전세계적인 인권상황의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이번 오바마의 집행명령은 단순히 수용소를 폐쇄하고 고문을 금지시킨다는 의미를 넘어서, 이러한 테러와의 전쟁의 흐름을 차단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지구촌의 인권을 억압해온 거대한 물길이 바뀔 조짐이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일은 거저 되지는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큰 흐름을 걷어내고 안보의 이름으로 실시된 갖가지 인권침해 조처들을 모두 제거하려면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다시 앰네스티의 분위기로 돌아와서, 국제앰네스티는 22일 공식발표를 통해 사무총장인 Irene Khan이 오바마의 이번 조치가 "주요한 진전"이며 "새 행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의지가 있다는 신호로써 환영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Irene 사무총장은 전세계 지부장들에게 메일을 보내 흔치 않은 흥분된 어조로 커다란 개인적 보람을 전하면서 모두의 노력을 함께 축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관타나모 폐쇄관련 앰네스티 환영성명 원문 보기
USA: Executive order to close Guantánamo a major step forward
22 January 2009
Amnesty International's Secretary General Irene Khan has called President Barack Obama’s executive order to close the Guantánamo detention facility "a major step forward" and a "welcome sign that the new administration is willing to right the wrongs of the past."
"This is clearly an important step in the right direction. Speed and specifics are now of the essence – the trial or release of these 240-plus detainee cases is already years overdue," said Irene Khan on Thursday.
"By prioritizing the closure of Guantánamo in his first 48 hours in office, President Obama is sending an important message to the rest of the world that the USA is now closing a dark chapter in its history"
The executive order signed today states that the detention facility "shall be closed as soon as practicable, and no later than one year from the date of this order."
Amnesty International said that the reference to "as soon as practicable" should be interpreted and applied with urgency, noting that detainees who have not been charged should already have been released years ago.
"The USA dedicated substantial resources to this ill-judged exercise right from the start and throughout its seven-year operation. It should now dedicate the necessary resources and effort to bring it to a speedy and lawful closure," stated Irene Khan.
"The campaign run by Amnesty International and other human rights organizations over the past few years has borne fruit. We look to the Obama Administration to continue to give urgent action to right the many wrongs that were committed over the past seven years in the name of fighting terrorism."
제가 들락거리는, 여러 나라의 앰네스티 회원들이 모이는 토론그룹 역시 완연한 흥분과 축하의 분위기입니다. 앰네스티가 관타나모 캠페인 때마다 사용해온 오렌지색 점프 수트에 대한 농담들이 제일 재미있네요. 이 오렌지색 점프 수트는 관타나모 수감자들이 입는 복장입니다. 한 회원의 말에 의하면 국제앰네스티는 이 점프 수트의 세계에서 가장 큰 구매자였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미국정부가 제일 큰 구매자였다는 군요. (이제 생산자는 큰 일 났군요!) 어떤 건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eBay페이지(앰네스티가 파는 건 아닙니다!)
그 많은 점프 수트를 사놓았는데, 이젠 어떻게 하죠? 다른 회원은 eBay를 통해 팔아보자고 합니다. (생산자는 더 큰 일 났군요!) 만일 판다면 저라도 하나 사서 개인적인 보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앰네스티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그리고 전세계 인권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시점에 제가 참여하고 있었다는 역사적이고 영광스러운 증거물로요.
앰네스티 활동을 하다 보면 회비도 내야하고 시간도 희생해야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언론조차 다루지 않는 전세계의 힘들고 고통스러운 소식들을 일상적으로 접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좋은 소식들과 그로 인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주는 보람이 결국 앰네스티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힘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국제앰네스티가 더욱 힘찬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인권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사실 외에도 개인적으로 또 한 가지 기쁜 것은, 이제 앰네스티가 관타나모 폐쇄에 쏟던 역량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전력을 다해 또 다른 성취와 보람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 성과는 더 많은 인권침해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결국,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세계의 인권은 이렇게 저렇게 엮여있는 것입니다. (빨리 한국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어 현재 한국에 투입되는 역량이 다른 나라로 옮겨가기를…)
올해 앰네스티 회원들이 전세계의 시민들과 함께 기뻐할 일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기쁜 일들 중에 한국에서의 소식도 끼어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그래서 올 한 해는 저희 앰네스티와 한국의 시민들이 함께 기뻐할 일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좋은 소망과 각오로 시작합시다. 그리고 힘을 내어 더 놀라운 소식을 듣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저희는 이 모든 일에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늘 감사 드립니다.
EDITOR'S COMMENT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해 한해 가는걸 생각해보니 왜 이리 시간이 흐르는 것이 빠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시간이 빠르다고 느껴지는 것은 늙어간다는 느낌이라는 모모씨의 말도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는 말이 그다지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라고 말을 해야 할까 말까...뭔소리냐...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올해는 자꾸 나이를 상기시키면서 생식능력에 의심을 표하는 친척들이 너무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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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설은 시행착오, 음력 설은 좋은 일만!!
2009/01/24 07:28(뜻하지 않게 사자성어가 됐네요 *^^*)
음???
2009/01/24 08:12양력 설은 지나가고, 음력 설은 다가온다!
양력 설은 설아니고, 음력 설이 진짜일세!
양력 설엔 음력설탓, 음력 설엔 양력설탓!
양력 설이 웬말이냐, 음력 설을 즐겨보세!
나 뭐하는 거니?
떡국강정 식혜찰떡 수정과에 전과부침
2009/01/26 20:07너무 먹어서 점심밥을 억지로 넘기고 있었더니 엄마가 밥그릇을 뺏어 가더군요. 설 재밌게 잘 쉬세요!
저희 장모님은 아무리 먹어도 더 먹으라고 하셔서.. 곤란.
2009/01/27 22:43잘 읽고 갑니다.
2009/01/28 12:41좋은글이라 여겨져 소개 링크 걸었습니다.
트랙백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1/28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