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합니다

지부장 일기 2009/02/14 18:24 posted by 고은태
오늘밤 생방송 심야토론에 나갑니다. 지금처럼 사형폐지운동에 대한 반감이 한껏 높아진 시기에 생방송토론에 나가서 그래도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게다가 제게는 카메라 앞에서 굉장히 긴장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입니다. 잠깐 화면에 얼굴을 비친 일은 있어도 이렇게 장시간 방송에 나가는 것은 처음입니다.

부담감이 생각보다 많이 큽니다. 사형폐지운동의 입장을 잘 반영할 수 있을지, 혹시 무언가 멍청한 실수로 모든 것은 망치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다소곳이 앉아서 시간이 다 가기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겠지요. 이왕 나가기로 했으면 제게 주어진 몫은 다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아주 오래 전, 학생들을 닥치는대로 잡아가는 경찰을 피해 학교 어느 실습실에 숨어있으면서, 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서대문 경찰서로 끌려가서 잡혀 있으면서, 혹은 또 다른 많은 경우에, 참 싫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에 태어난 내게 주어진 일이라면 받아들이겠노라고 생각하던 그때의 심정입니다. 무언가 제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해야지요.

불행히도 강력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여론이 끓어오릅니다. 사형제도를 폐지한 선진국 역시 끔찍한 연쇄살인은 종종 일어납니다. 다만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생명을 빼앗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고,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지요.

그냥 마음이 불안해서 글을 올립니다. 많이들 응원해 주시고, 혹시 마음에 안드는 발언을 하거나 바보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저 인간이 저 모양이어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하시면서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www.amnestydiary.net/trackback/211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nooe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지합니다. 어려운 걸음이실텐데...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은태님의 소신있는 말과 행동을 신뢰합니다. (근데 이거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인가요?^^; )

    얼마전에 프랑스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를 봤습니다. 한 분의 변호사의 노력이 정말 컸었답니다. 사람들의 온갖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소신과 원칙을 지켜가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그 분이 정말 존경스러웠답니다. 그리고 적은 수였지만 그 분을 지지했던 동료들,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고요.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셔도 됩니다.

    2009/02/14 19:38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대단한 사례이지요. 국민의 70%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폐지해 버렸으니까요. 최소한 이 문제만큼은 국민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좌냐 우냐를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좌든 우든, 진보든 보수든, 적어도 사형만은 문명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야만행위라는데 모두 동의한 것이지요. 프랑스대혁명의 저력이 그냥 사라진게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보니까 사르코지도 나름 긍정적인 짓도 했더라구요.

      2009/02/16 03:02
  2. BlogIcon 단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어려운 난제를 가지고 토론회에 가신다니 제 마음도 가볍지 많은 않군요...전 개인적으로는 중립입니다만, 직업상, 그리고 제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연관된 기사도 작성해 봤습니다만,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라는게 문제 이던군요...아무튼 떨지 마시고 소신껏 발언하세요...^_*

    2009/02/14 21:28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근데 떨기는 좀 떨었습니다. *^^*
      방송이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군요.

      2009/02/16 03:07
  3. BlogIcon 경성트로이카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부장님 1만명의 회원을 믿고 소신껏 하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

    2009/02/14 22:56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1만명의 회원이... 저 때문에 다 떨어져 나갈까봐 굉장히 부담이 되었는걸요. 그나저나 토론 끝나니 다들 평들이 얼굴이 잘나왔다는(국장님; 화장하셨어요? 어쩐지), 목소리가 좋다는(어머니; 목소리가 참 차분하고 좋더라), 넥타이가 엉망이라는(조카; 삼촌 넥타이 사줘야 되겠더라) 등등 도대체가 토론 잘했다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ㅋㅋㅋ

      2009/02/16 03:08
  4. BlogIcon 서울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지합니다. 소신껏, 침착하게 화이팅입니다.

    2009/02/14 23:09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에구 감사합니다. 이런 간단한 지지가 얼마나 제게 큰 힘이 되었는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2009/02/16 03:09
  5. noname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송 잘 봤습니다. 몇년 전 예상치 못한 극단적 감정을 겪은 후 오랜 고통의 시간을 거치며 나름대로 결론을 낸게 있습니다. 그것은 '변화'와 '용서'였습니다. 이것을 깨닫기 전까지 말 그대로 지옥이었지요. '왜 세상은 도덕적이지 않는가', '왜 세상은 내가 배운대로 돌아가지 않는가', '왜 현재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가' 란 의문에 대해 지독하게 생각한 결과 ... 내린 결론은 '변화'와 '용서'였습니다. 이것은 누가 가르쳐 준것이 아니라 지옥같은 일여년의 시간을 보낸 후에 스스로 내린 해답이였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이 말이 틀리다면 지금의 이 세상은 설명이 되질 않으니까요.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으니까요. 결국 나를 살린 것은 바로 '변화'와 용서'였습니다. 여지를 남겨둔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았습니다. 방송보는 중 .. 사회자 우측에 앉아 있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더군요. "나의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당신들의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들었을 때 내가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신들을 사형시켰을 것이다." 라고. 하지만 난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마음으로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그 생각이 변하기를 바라면서... 아마 그들은 내가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사회자 우측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발언을 다 듣고 나니, 원격 조종으로 무인 폭격기를 조종하여 목표물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10대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그들에겐 인간사가 인간사가 아니고 게임일 뿐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사가 게임처럼 생각되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 줄이고, 아무튼 제가 혼자 고통속에 얻은 결론들을 방송을 통해 지부장님과 옆에 계신 선영이님의 입을 통해 듣게 되니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몇자 적고 갑니다.

    2009/02/15 01:35
    • noname  수정/삭제

      "이상한 기분"이란 말은,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는 걸 전혀 모르는 사람을 통해 들었을때 느끼는 놀라움 같은 것을 말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보일 수도 있어서 부득히 덧붙입니다. 아무튼 어려운 상황에 어려운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니 만큼 마음으로 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2009/02/15 02:32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제가 감히 상상할 수는 없지만, 큰 깨달음을 얻으신듯 합니다. 말씀하신 깨달음은 아직 저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깊이입니다.
      지적하신 우측 분들, 간간이 자신들이 생명을 수단화할 수 있다는 것을 내비치면서도 전혀 부끄러운 줄을 모르더군요.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러면서도 귀중한 생명을 빼앗은 범인을 죽여야 한다고 정의를 외칠 때는 참 가증스럽더군요.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02/16 03:19
  6. BlogIcon 전.. 토론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어디서 본글에 의하면 토론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사람이 쓴글에서
    우리나라의 전투식의 토론 은 잘못됐다고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그런 류의 글이였는데
    우리의 후진적인 토론문화에 대해 질타하는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지요
    위의글을 보니 그때 그 글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생긴거 가지고 뭐라하는것도 웃기고 그러면 연예인들을 정치인 만들고 해야하는가요 ?
    살인자의 인권인권하다가도 자기자신과 가족욕하는자 한텐 인권필요없다는 식으로..
    철저한 이중성이 들어나네요 그정도도 못참으면서 피해자 가족마음은 얼마나 헤아릴수 있을지

    2009/02/16 10:31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흠 그런 뜻이 아닌 것 같은데요... 결국 인권에 예외가 있다면 이런 식의 전개도 가능하므로, 우리가 살인자의 인권까지 보호해야 한다. 이렇게 읽었는데요.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마음으로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라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2009/02/16 11:24

◀ Prev 1  ... 30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317  ... 499  Next ▶

카테고리

전체보기 (499)
지부장 일기 (188)
사무국 일기 (6)
회원 일기 (74)
문화생활 (28)
앰네스티 공식자료 (12)
블로그 블로깅 (17)
  • 370,097
  • 65216

Amnesty Diary: 앰네스티 일기

고은태'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고은태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Amnesty Diar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관리자 |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