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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사람들.

회원 일기 2009/03/26 00:19 posted by 경성트로이카

우리는 60년 전 인류의 약속을 기억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세계대전이라는 참담함을 인류가 함께 반성하고, 후대에 새로운 세상을 약속한 것이 바로 세계인권선언이었습니다.


 보통사람들이 바라는 염원은‘이제 제발 모든 인간이 언론의 자유, 신념의 자유,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리라는 선언 전문(前文)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 염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와 신념의 자유,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싸움이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는 인류가족 모두의 존엄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라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동의하며, 또 우리는 인간의 권리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만행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했던가를 분명히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런 동의와 기억 저변에 생각과 종교 각자의 신념의 차이를 넘어, 국경을 넘어, 언어를 초월하고 인종과 성의 차이를 넘어 오늘을 살아 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짧은 시기에 경제성장과 동시에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자임하고 그렇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임에 다른 측면에 우리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또 국제사회가 한 약속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지난 시절 대한민국은 난민들의 무덤이었습니다. 국제 협약에 조인한 이후 10년 동안 단 한명의 난민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나마 2001년 최초의 난민을 인정 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난민지위의 인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난민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이천여명 이상의 난민신청자가 존재하며 그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다른 형태의 이주자들에 비해 소수라는 이유로 더욱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우리나라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권리와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족합니다.

 

 또한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난민 보호 제도와 인식의 미비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시민사회가 이들에 대해 오랜 시간 방치해온 것을 반성합니다. 무엇보다도 난민문제를 객관적, 전문적,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다룰 수 있는 시민사회 역량의 부족은 우리사회의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난민문제 해결을 위한 앞선 여러 노력과 시도들을 이어받아 난민문제를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새로운 단체를 시작합니다. 


내게 없는 것, 오늘 우리에게 없는 것을 꾸어 오는 것이 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꿈을 가질 때에는 먼저 어디서 꾸어 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좋은 곳, 아름다운 사람으로부터 꾸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곳,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60년 전의 약속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그래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좋은 곳과 아름다운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활동할 것입니다.

2009.3.24

난민인권센터 창립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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