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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하셨을 줄 압니다만, 지난 6월 2일에는 국제앰네스티의 연례보고서 발표를 위한 한국지부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5월 28일에 있을 예정이었지만,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연기되었습니다.
(관련기사: `국민장 모드'에 모임.행사 줄줄이 연기, 연합뉴스 )

오늘은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은 접어두고, 행사 자체에 관련된 가벼운 뒷이야기들을 나누어볼까 합니다.

왜 기자간담회인가?

내용이나 형식이나 틀림없는 기자회견이고, 국제사무국이나 다른 지부에서도 모두 기자회견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왜 유독 한국지부만 기자간담회라는 명칭을 쓰는 걸까요? 이런 궁금증이 생겨 물어보았으나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점심시간을 끼고 식사를 제공하면서 진행했기 때문에 기자간담회라고 부른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더군요. 워낙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까 점심시간이라도 이용해서 언론인들을 모아보자는 안타까운 노력이었지요.

제 생각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지부가 겸손하다 보니 - 혹은 자신감이 부족해서 - 기자회견이라는 공식적인 명칭보다는 기자간담회라는 약간 격이 낮아 보이는 명칭을 사용해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앰네스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간담회의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앰네스티에 대해 좀 자유롭게 대화하고 설명하자는 뜻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겠지요.

깔끔한 준비와 진행

연례보고서는 앰네스티의 일 년간 언론활동 중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물론, 작년까지만 해도 행사 때 모두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물론 준비하기 위해서 받는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도 없었지요. 행사 끝나면 담당자들이 모두 앓아 누울 정도였으니까요.

올해도 준비과정은 순탄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자료준비하고, 핵심 메시지 뽑고, 장소나 진행준비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기자회견이니 언론사의 참석여부가 제일 중요한 데, 이게 피 말리는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일선에서 준비를 담당한, 천하무적으로 알려진 관계자 한 분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의 진행은 매끄럽게 거의 초 단위까지 맞아 들어갔습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면 실력이 느는 모양입니다.

많은 언론의 참여

올해는 정말로 많은 언론인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주요 언론사가 모두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언론이 기사로 다루어주었습니다. 그 만큼 앰네스티의 취재원으로써의 가치가 올라갔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아마도 작년 연례보고서 발표 때, 촛불집회 정국 때문에 바쁘다고 불참하신 분들이 중요 기사를 놓치는 사태가 줄줄이 발생한 것도 이번 높은 참석률의 한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이걸 유지하려면 상당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듯 합니다.

덕분에 작년과는 달리 추가취재 요청은 거의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기자간담회에 불참했다가 '촛불집회에 앰네스티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상황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중요한 발언이 나오면서 뒤늦은 취재요청이 쇄도했었습니다. 그래서 오후 내내 방송용 영상을 따고, 신문의 취재에 응하느라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는데, 올해는 그런 야단법석은 없었습니다.

앰네스티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 영향력을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적절한 메시지의 전달

한국지부가 경험이 좀 쌓이면서 발표자료를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어떤 질문들이 주로 나올지에 대해서도 상당한 노하우가 쌓인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우리가 중점을 둔 메시지와 막상 보도된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도 많았고, 발표내용이 부족하다고 느낀 기자 분들의 질문도 많았지만, 올해는 이 부분 역시 상당히 매끄러웠습니다. 전달되기를 원한 그대로가 대부분 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다만 확실하게 답하지 못한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시청 앞 광장 봉쇄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미리 질문이 예고되었지만 런던과의 시차 때문에 공식적인 국제사무국의 답변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이 질문은 제게 떠미는 바람에 아주 원칙적인 답변, 즉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최소화되어야 하며, 현재 한국경찰의 대응은 자의적인 면이 많아서 우려된다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당일 오후, 런던에서 최종 답변을 받았습니다. 같은 날 YTN FM 인터뷰에서 소개한 바 있는데요, 여기 옮기겠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시민들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이 상황에서, 추모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장소의 바로 길 건너편에 경찰버스로 광장을 에워싸는 것은 과도한 행동이라 여겨진다. 이러한 조치들은 사람들을 더욱 화나게 하며 추모가 한창인 이 시기에 적절치 않은 방법으로 보여진다.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시민들의 권리까지 존중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건설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시청광장 개방에 앰네스티가 다소나마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봅니다만, 언제라도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좋아만 할 수는 없군요.

블로거 초청

앰네스티의 언론관계 행사로는 처음으로, 네모인간님께서 다른 글에서 지적하셨듯이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블로거 몇 분을 초청하였습니다. 초청 블로거 선정과 연락에 애를 먹기도 했고, 또 많은 분이 참석해주시지도 않았지만 앰네스티가 기성언론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민들과 대화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에 블로거들을 초청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부분이고 또한 많이 공부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에 관심이 있는 블로거 여러분께서도 앰네스티의 이후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가능한 선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면 서로를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이상으로 연례보고서 기자간담회 뒷이야기를 마칩니다. 앰네스티 활동에 관심을 보여주신 언론과 모든 시민들께 감사드리며,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싶습니다. 내용 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짧게 쓰는 게 목표인데 쉽지가 않네요. 혹 제가 빠뜨린 내용이나 잘못된 내용은 댓글로 보충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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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이치에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무국분들과 이사님들 다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전 성공적이였다고 생각해요. :)

    2009/06/08 20:54
  2. 네모인간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거들을 많이 초청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차차 나아지겠죠.

    2009/06/09 15:10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열심히 하다보면, 신청이 너무 많아서 골머리를 앓는 날이 금방 오지 않을까요?

      2009/06/10 02:04
  3. Fiona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과적으로 일선에서 준비를 담당한, 천하무적으로 알려진 관계자 한 분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어떤분이신지 짐작이 가기에.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습니다. ㅠ 그래도 기자회견을 성공적! 이라고 평가할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회원의 한 사람으로써 참 뿌듯!했답니다. ㅎㅎ 그나저나 6.10 기념행사도 쌍용차 사태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아 이 시국에 고민만 하는 제가 어찌나 한심해보이는지.. (앗 이야기가 딴데로 샜다. 참..ㅎㅎ) 아, 그리고 늘어난 책임감에 그만큼 해야한다는 걱정은, 걱정이 아닌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만 하신다면,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미래는 밝다고 믿습니다!:)

    2009/06/10 01:21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쓰러졌다는데 행사장에 나와서 다 치루셨습니다. 그 후의 생사여부는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댓글로 확인해 주시면 좋을 텐데요. 감사합니다~

      2009/06/10 02:05
  4. 네모인간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사여부는 걱정하실 필요 없을 듯 합니다. 다만 다크써클이 완전 안습이었다는......

    2009/06/10 11:12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다크서클 사진을 올려주시면 완전 대박이었을텐데...
      그게 바로 독자들이 원하는 것 아닐까요?

      2009/06/10 12:27
  5. 이고운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사장님, 저 아직 살아 있습니다~ㅋㅋ 다만 아직도 잔 기침과 가래가...다 같이 고생했는데, 왜 저만 아픈지...다크서클은 네모인간님이 지적(?) 해주신것처럼 거의 턱까지 내려왔었다는...ㅋ 암튼, 걱정 마세요^^

    2009/06/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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