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이제 이 주제의 글은 더 쓰기도 싫지만 일단 펜을 뽑았으니 계속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6.10 범국민대회에서의 경찰의 폭력에 관한 것입니다. 앞에서 이미 이에 대한 글을 여러 개 올렸고, 그 중 두 부분만 인용하겠습니다.

이처럼 삼단봉 폭행사건에 대해서만 경찰이 미적거리는 태도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설마 방패로 찍은 사람은 힘없는 전의경이라든가, 삼단봉으로 내려친 사람은 직업경찰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몽둥이로 두들겨 패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방패 찍기와 삼단봉 내려치기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서로 다른 것에 대해 지적한 부분입니다. 설마 하며 짐작으로 쓴 글인데,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방패로 찍은 것은 의경이고, 삼단봉으로 구타한 것은 직업경찰이었군요. 6월 15일 YTN에 따르면 경찰은 방패 의경에 대해 '가격한 사실을 인정하고, 적법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답니다. 그에 반해 삼단봉 경찰에 대해서는 '사용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네요.

같은 날 발생한 사건인데 사건처리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힘없는 의경이 먼저 조치되는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사회의 미풍양속에 따른 것인가요, 위기가 닥치면 힘없는 사람들부터 희생양으로 삼는 사회적 분위기에 충실한 건가요? 둘 다 잘못을 했으면 직업경찰의 행위가 더 엄중하게 다스려져야 한다고 믿는 것은 아마 다른 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인 모양입니다.

설마 '좌익세력이 만든 연출된 장면'이라고 하지는 않을 테고, '촬영팀은 문제의 동영상을 찍기 직전에 새총을 쏴서 경찰 한 명을 크게 부상시켰다'든가 '방패로 찍힌 시민은 쇠파이프를 휘둘러 의경 한 명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후 도주하던 중이었다'고 하기도 쉽지 않을 테고, 뭐라고 할 것인가.
경찰은 앰네스티의 권고를 경청하라 - 다시 읽는 촛불집회 앰네스티 보고서

우산으로 소대장에게 부상을 입힌 시민이라서 방패로 찍었다는 군요. 쇠파이프로 인한 혼수상태의 온건한 변주라고나 할까요? 이 글을 읽고 얻은 아이디어일까요, 아니면 경찰의 상상력이 도저히 제 추측의 범위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제 삼단봉 폭행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부디 상상력 빈곤을 좀 극복하고 창의적인 시나리오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산으로 인한 소대장의 부상이 거짓이 아니기를 마음 속 깊이 바랍니다. 그게 꾸며낸 것이라면, 그런 경찰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너무 불쌍해지지 않습니까? 저 역시 경찰을 비판하고 속으로는 욕도 하지만, 결국은 경찰이 시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은 받는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권은 짧고 경찰은 깁니다. 그리고 권력에 대한 충성을 통해 조직의 위상이 올라갈 리 없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국민에게 존경 받고 권위가 인정되며, 경찰이 원하는 수사권독립을 포함한 위상강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좀 다른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되었습니다. 간부 개개인의 출세가 아닌 진정으로 조직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지휘관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위해, 아니 그 길을 택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비록 불쌍한 의경이지만 징계 가지고는 안되겠습니다. 시위대가 경찰에게 그렇게 하면 징계로 끝나겠습니까? 공적 지위를 가진 조직 내의 행위는 더 엄한 처벌이 있어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업무수행 중이라서 봐준다고요? 그럼 공무원이 업무수행 중에 뇌물을 받으면 가볍게 처벌해 줍니까?

최소한 적법한 형사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조사가 아닌 수사가, 징계가 아닌 기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경찰이 말하는 합법성과 준법의식의 마지막 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찰은 불법을 운운할 자격이 없습니다. 시위대의 폭력을 입에 올릴 자격은 더더욱 없습니다. 경찰에 주어진 권한은 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지, 법을 내키는 대로 갖다 붙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은 앰네스티의 공식입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www.amnestydiary.net/trackback/276 관련글 쓰기

  1. 욕좀 처먹었다고 모욕죄로 시민기소한 MB견찰께~

    Tracked from Green Monkey Blog**  삭제

    욕좀 처먹었다고 모욕죄로 시민기소한 MB견찰께~ 야이~삐리리리야!! 욕먹기 참 쉽죠잉!! * 한국일보 / 경찰에 욕했다고....모욕죄 처벌 2년새 4배 어제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고 마계-인천의 남동구 일대를 휘젖고 다니는 바람에, 세상 소식들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다. 암튼 밥벌이겸 눈에 밟히는 이런저런 것들을 하루종일 정리하느라, 지난해 한미정상회담(미친 쇠고기)에 이어 망할 한미FTA와 한반도 전쟁위기를 버락오바마로부터 선물받은 MB씨와 대통령..

    2009/06/18 08:4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하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의경은 조직적인 지시체계의 의해서 움직이게 되지요. 업무수행중에 앉고 줄서고 전진하고 방패를 세우고 ,밥먹고 화장실 가는 것 까지도 개별행동으로서 자의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주하는 시민들을 방패로 찍은 것에 대해 자의적 판단, 그것도 복수감정 때문이라고 책임의 소재를 의경 개인에게 떠넘기고 에둘려 변명하는 것, 돌출된 개별적 행동에 대한 징계로 한정짓겠다는 것은 공권력으로서 권위와 존재기반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미안하다. 그럴 맘 전혀 없었다. 내 주먹이 멋대로 튀어나갔을 뿐.
    이해해라. 그런 지시 전혀 없었다. 방패가 멋대로 날아갔을 뿐. )
    ---------------------------------------------------------------------------
    쟤가 울 대장을 우산으로 때렸거든요. 욱, 해서 방패 날리니 컥, 하고 쓰려졌어요.

    진술의 변은 그 조직이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그럴 듯한 명분과 동정에 호소하는 것을 나름 선정했겠지만아무래도 모양새가 뻘 쭘 하긴 하다. 글쎄 대장을 우산으로 찔러서였다는...-.-
    (방패 날린 전의경들 여럿이었던 것으로 동영상에 보이던데 그네들 소대장들이 모두 우산공격을 받아 , 충정어린 전의경들을 맘 상하게 머리 돌게 만들어서는 아니었을 테고 )
    시위꾼들은 맞아야 정신차린다는 ... 집회시위는 사회의 안전과 번영을 위협하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으로 새뇌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2009/06/18 17:56

◀ Prev 1  ... 249 250 251 252 253 254 255 256 257  ... 499  Next ▶

카테고리

전체보기 (499)
지부장 일기 (188)
사무국 일기 (6)
회원 일기 (74)
문화생활 (28)
앰네스티 공식자료 (12)
블로그 블로깅 (17)
  • 370,098
  • 66216

Amnesty Diary: 앰네스티 일기

고은태'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고은태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Amnesty Diar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관리자 |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