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씨에 대한 글을 하나 써야 하겠다고 생각한지 반 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내용이야 어떻든 일단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주제가 주는 무게 때문에 지금껏 시작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뭉개다 보니, 박래군씨를 소개하는 정말 좋은 글이 하나 떴군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써도 이렇게 잘 쓸 수는 없으니까 대신 소개해 드립니다. 박래군씨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일단 읽고 오시면 좋겠네요.
용산참사나 박래군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소박한 제안을 하나 하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세 계절을 넘기고 일 년을 바라보는 시간 동안 영안실에, 명동성당에 갇혀 수배생활을 하다가 이제는 서울구치소에 갇혀있는 박래군씨에게 짧은 편지를 보냅시다. 이웃 쌀집 아저씨 같은, 늘 빙그레 웃으면서 가장 치열한 인권현장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박래군씨에게 편지를 보냅시다.
돌이켜보면, 용산참사는 지난 일 년간 처절할 만큼 우리 사회의 관심 밖에 놓여있었습니다. 재작년의 촛불은 돌아볼 것도 없고, 같은 해에 발생한 두 전임 대통령의 죽음과 비교해도 너무 참혹한 망각 속에 내버려져 있었습니다.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불완전한 수준에서나마 현 정부가 합의를 해 준 것 조차 신기하고 고마울 만큼 우리는 용산에 힘을 모아주지 않았습니다.
상황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오롯이 유가족분들과, 삶을 팽개치다시피 한 신부님들, 헌신적인 소수 활동가들 그리고 약간의 관심 있는 분들의 희생이었습니다. 만일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보였더라도 사태가 이토록 오래 끌었을지는 참 의문스럽습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사회는 용산의 희생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와 동정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진실규명은 아직도 요원하지만, 이제 희생자분들의 장례를 가까스로 지냈습니다. 이것으로 또 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우리가 그 일을 잊지 않았다는 가장 작은 표시로 편지 보내기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삶이 아무리 바빠도, 현 정부의 탄압이 아무리 무서워도, 편지는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통 한 통의 편지는 일 년간 잊혀졌던 사람들에게 우리의 관심을 보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많은 분들이 계시는 데 왜 하필 박래군씨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대답은, 제가 정확한 주소를 아는 사람이 박래군씨 뿐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 대답은 그가 인권활동가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그는 당사자도 아니면서 이 일에 뛰어들어 약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다가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가 보호하지 못하면, 혹은 최소한의 격려조차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국 모두 혼자 고립되어 어떤 도움도 바랄 수 없는 사회 밖에는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이 그득한데, 제 부족한 글솜씨로는 어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박래군씨 스스로는 저의 이런 수선을 전혀 바라지 않겠지만 - 나중에 타박이나 안 들으면 다행이겠지요 - 우리가 잠깐의 시간을 내어 쓴 편지가 받는 사람에게는 큰 격려와 용기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최소한 그가, 그리고 용산참사가, 우리에게 완전히 잊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을 테니까요.
내용은 무엇이든 상관없겠지요? 거창한 내용도 긴 글도 필요 없을 것이고, 그저 간단한 안부도 좋고 짧은 격려도, 아니면 그저 '당신과 용산참사를 기억합니다'나 '근하신년' 한 마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지를 쓰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그냥 카드를 하나 보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부디 동참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의 작은 정성이 받는 이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그리고 그 정성이 먼 훗날 우리 사회를 얼마나 멋지게 바꾸는 밑거름이 될지 상상해 보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계신 분들께도 권해 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그저 약간의 호응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머리 속 한 편에서는 8톤 트럭 한 대 분량 정도가 배달되는, 그런 기적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만하다는 정말 감동적인 증거가 되겠지요.
주소입니다.
경기도 군포우체국 사서함 20호
서울구치소 90번 박래군
(435-050)
외국에 계시는 분들도 동참해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새해 벽두 염치없이 개인적인 부탁을 드립니다. 편지 한 통 보내고 우리 모두 복 받읍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벌써 1월 마지막 주가 되었네요.
새해 출근 첫 날부터 폭설과 추위로 마치 이 겨울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요.
어제는 참 햇살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살짝 들떠있기도 하고 했답니다.
새벽에도 집을 나설 때, 항상 어두 컴컴 했는데요, 오늘은 전보다 확실히 밝아진 것이 느껴졌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봄을 가장 좋아해서, 빨리 봄이 왔으면 하네요.
이번 주는 봄처럼 늘 설레는 일만 가득하길 기대하면서,
1 월 넷째 주 한 주...
이곳에서 한번도 우체국이란곳에 가본적은 없지만 다음주에 한번 시간내서 시도해 보겠습니다.저도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이거 우리만 하지 말고 세계적으로 확산할 방법 없나요? 암튼 우리가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갖혀있는 그나 그를 가둔 누군가에겐 기쁨이고 위협이 될테니까....아주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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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한번도 우체국이란곳에 가본적은 없지만 다음주에 한번 시간내서 시도해 보겠습니다.저도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이거 우리만 하지 말고 세계적으로 확산할 방법 없나요? 암튼 우리가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갖혀있는 그나 그를 가둔 누군가에겐 기쁨이고 위협이 될테니까....아주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0/01/22 08:24규환님께서 거기서 편지보내기를 주변에 권유하시면 그게 국제적 확산 아니겠어요?
2010/01/22 10:24흠 그런 식으로 외국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뭐 열 통씩만 조직해 주시면...
두 시간 전에 로마 도착. 다시 바티칸 우체국에 도전하지요.
2010/01/24 06:50오호 최소한 3개국에서 편지쓰기가 가능하겠군요. ^^;;
2010/01/22 23:33법무부 홈페이지를 통해서 인터넷 서신 보낼수있습니다...저도 지난번에..촛불의경.....길준이...한테 ㅋㅋ 보냈는데 ㅋㅋㅋㅋhttp://www.moj.go.kr/ca/civilinfo/CAINFO0000.jsp?civilcd=CI025
2010/01/24 08:43그렇군요.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2010/01/27 21:10하지만... 어쩐지 고색창연한 편지가 그리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