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제가 보냈던 편지에 답장이 왔습니다. 혹시라도 조용히 들어앉아 있는 분에게 편지가 성가시지나 않을까 걱정을 아주 조금 했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입니다. 편지 가득 반가운 마음이 묻어납니다. 별 문제 될 내용은 없지만, 편지내용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좀 걸려서 그저 궁금해 하실 만한 근황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건강이 아주 좋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뭐 당연하겠지요. 지난 일 년간 숨쉴 틈 없이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싸워왔고, 그 중 대부분은 신경 곤두세우는 수배생활로 보냈으니 말입니다. 처음 순천향 대학병원 영안실에 있을 때는 보는 사람이 참 안타까울 지경이었습니다. 꽤 넓은 방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가끔이라도 땅도 밟고 바깥 바람도 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갇혀 지내니 감옥살이도 그런 감옥살이가 없지요. 게다가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용산 일은 또 막중한 부담감 속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었으니 말입니다.
다행히도 명동성당으로 옮긴 후에는 몇 발짝이라도 걸을 수 있어 한결 나아 보였습니다. 수배자들을 받아준 명동성당에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경찰들에 포위된 수배생활이었고, 아무래도 성당 측에도 눈치가 보일 터이니 마음이 편할 리는 없었습니다. 더구나 용산참사가 전혀 해결의 실마리도 없이 추석을 넘기고 말았을 때는 참 절망스럽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우리 사회 역시 용산참사에 적절한 관심을 보여주지 못했지요. 말은 안 해도 저라면 꽤나 야속했을 듯 합니다.
구치소에 들어가서 가장 달라진 환경이라는 것이, 컴퓨터도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없이 사는 것이라는 군요. 이건 사실 잘 상상이 안 갑니다. 가끔 며칠만 이런 환경 속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런 환경이 꽤 지속적으로 강요되면 상당한 금단증상에 시달릴 것 같아요. 처음에는 편지도 못 쓰겠더라고 하는군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야 한국의 인권상황에서 바라기 힘들겠지만, 글쓰기가 허용되는 바에야 컴퓨터 정도는 제한적으로 반입을 허용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들은 분명 아직 죄가 확정되지 않은, 그래서 대한민국의 법으로도 무죄로 추정되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다행히도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푸근하고 씩씩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고 다행스러웠습니다. 이 사람,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번에 나오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애써줄 든든한 이웃입니다. 그의 성숙이 한국 인권운동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원문 그대로 공개합니다.
암튼 앰네스티 분들에게 안부 전해 주시고요, 편지 주시면 꼭 답장할 거라고 말해 주세요.
네 꼭 답장 한답니다. 하나 안 하나 보게 꼭 보내봅시다. 앰네스티 사람인지 아닌지 알 리가 없으니까 누구든 보내셔도 될 겁니다. 생각 같아서는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외국 앰네스티 회원들에게 부탁해서 외국어로 편지 보내고, 답장이 하나 안 하나 보고 싶기도 하지만, 그럼 너무 스트레스 받겠지요? :-)
부디 한 통이라도 더 많은 편지를 보내서, 박래군 씨가 풀려나는 날 거대한 편지꾸러미를 소중하게 싸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특히 씩씩해 보이던 따님에게 아빠가 하는 일이 단지 훌륭한 일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감사해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편지 보낼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도 군포우체국 사서함 20호
서울구치소 90번 박래군
(435-050)
우편은 너무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서는 이메일도 있습니다. (흠...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드디어 장례를 치릅니다. 이제서라도 사과를 하고 매듭지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걸리는 게 너무나 많네요. 아직도 같이 올라갔던 사람들이 감옥에 갇혀있는데다 경제개발주의가 그대로이기 때문에 제2의 용산참사는 또 터지게 되니까요. <?xml:namespace> 요즘,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천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바타를 보면, 용산참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나 닮았으니까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번 주는 월요일부터 연휴로 쉬고 시작하니,더 금새 가버린 느낌인데요.
동계올림픽 때문에 더 신나고 빠르게 지나 간 한 주 인거 같습니다.
저희 사무국 식구들도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응원도 하고 그랬는데요.
메달리스트들의 멋진 모습뿐만 아니라, 순위에 상관없이 정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은 걸 느꼈답니다.
저런 멋진 무대에 일생에 한번 서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격적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요.
무...
어제 이곳에 작은 사건(?)이 오마이뉴스에 나서 관련된 글을 쓰다가 날려 먹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외국 영화에 나오는 교도소 장면을 보면서 저정도면 나는 몇년도 살겠다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그 분은 빵잡이 출신이시죠) 요즘은 상황이 어떤가 모르겠네요. 지난번에 어떤분 면회갔을때 아직도 형편 없다는 이야길 들었던 거 같은데....시설도 영양상태도 엉망인곳에서 몸까지 아프면 큰일인데 말이죠....사골이라고 사식으로 넣어 드려야 하는 건가요? 무슨 방법을 좀 생각해 봐야겠네요.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담배 사러 갔다가 (한국서 가져온 담배 똑 떨어져서 어쩔까 고민하다 그냥 한갑 사봤는데 역시나 가격에 좌절했습니다. 세금까지 해서 한값에 13불이요....)그로서리 주인아저씨가 넌 차이나냐? 아니 난 코리안. 아저씨 오호 그래? 니네 올릭픽에서 완전 잘하더라... 우리가 스케이트는 잘타. 북한도 참여 했냐? 뭐 이런걸 묻는데....가끔 농담으로 너 노스냐 싸우스냐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북한은 잘하고 있나요? 북한 이겨라 응원하는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 고무 찬양에 해당하는 건가요? 전 노빠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니까 그냥 쥐만 알고 새는 모르게 잡혀 가나요? 그냥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아 이사람들 관심엔 늘 남한 다음에 북한에 따라 올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요....
많이 아픈건 아닌듯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구치소 시설이나 환경과 관련해서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그래서 인권운동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듯 합니다. 물론 아직 개선할 점이 많고, 이 부분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하니,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감옥 조차도 휴식이 아닌 일터가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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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좋은 기능인거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0/02/20 13:24예 감사합니다
2010/02/21 01:10어제 이곳에 작은 사건(?)이 오마이뉴스에 나서 관련된 글을 쓰다가 날려 먹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2010/02/20 14:31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외국 영화에 나오는 교도소 장면을 보면서 저정도면 나는 몇년도 살겠다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그 분은 빵잡이 출신이시죠) 요즘은 상황이 어떤가 모르겠네요. 지난번에 어떤분 면회갔을때 아직도 형편 없다는 이야길 들었던 거 같은데....시설도 영양상태도 엉망인곳에서 몸까지 아프면 큰일인데 말이죠....사골이라고 사식으로 넣어 드려야 하는 건가요? 무슨 방법을 좀 생각해 봐야겠네요.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담배 사러 갔다가 (한국서 가져온 담배 똑 떨어져서 어쩔까 고민하다 그냥 한갑 사봤는데 역시나 가격에 좌절했습니다. 세금까지 해서 한값에 13불이요....)그로서리 주인아저씨가 넌 차이나냐? 아니 난 코리안. 아저씨 오호 그래? 니네 올릭픽에서 완전 잘하더라... 우리가 스케이트는 잘타. 북한도 참여 했냐? 뭐 이런걸 묻는데....가끔 농담으로 너 노스냐 싸우스냐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북한은 잘하고 있나요? 북한 이겨라 응원하는건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 고무 찬양에 해당하는 건가요? 전 노빠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니까 그냥 쥐만 알고 새는 모르게 잡혀 가나요? 그냥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아 이사람들 관심엔 늘 남한 다음에 북한에 따라 올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요....
많이 아픈건 아닌듯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구치소 시설이나 환경과 관련해서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그래서 인권운동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듯 합니다. 물론 아직 개선할 점이 많고, 이 부분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하니,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감옥 조차도 휴식이 아닌 일터가 되는 군요.
2010/02/21 01:13구속 후 궁금했던 소식을 전해 주셨네요.
2010/02/21 02:47긴 수배 끝에 또 구속이라니... 마음이 아파요.
구치소의 창에도 봄 기운이 스며들기 기대하며...
더 많이 쉬시고, 사유하시고, 또 공부하셔서 나오시길 바랍니다!
첫 공판이 2월 10일에 있었고 다음 공판은 3월 12일입니다. 집시법과 도로교통법(!)이 문제가 되었네요.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또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0/02/28 01:15선생님 소식을 멀리서 들으며 부끄러워서 글에 나온 선생님 사진을 똑바로 못봤습니다. 늘 부끄러움을 안고 삽니다. 늘...제발...건강하세요.
2010/02/21 22:51건강하실겁니다. 건강하셔야 하고요.
2010/02/28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