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입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내에게 다짜고짜 만세삼창을 하자고 했습니다. 군소리 없이 따라 하더니 한 술 더 떠서 묵념도 하자는 군요. 그리고 나서 이제는 돌아 가신지 오래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삼일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열여섯, 열아홉이셨습니다.
만세운동이 강원도 깊은 산골이던 평창에서도 일어난 모양입니다. 주동자이던 청년을 경찰서(아마 주재소였겠지요.) 마당에 끌어다 놓고 순사들이 둘러싸고 두들겨 패는데, 얼마나 차고 때리는지 그 청년의 몸이 공중에 떠있었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할아버지께서는 항일주의자가 되셨고 독립의 꿈을 꾸게 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도 마찬가지셨던 모양입니다. 그 당시를 겪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돌아가시기 직전 까지도 일본과의 권투시합 중계방송이 있으면 빼놓고 보셨습니다. 아마 마지막까지도 권투경기 규칙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았지만, 한국선수가 맞을 때면 본인이 맞는 것처럼 흥분하셨고, 반대로 때릴 때면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이제는 좀 쿨 해져서 스포츠는 스포츠로 보자는 사회분위기가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일제시대를 어렵게 살아내고 해방의 기쁨을 맛보았던 분들께 항일은 본능의 일부처럼 영혼에 각인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젊은 나이에 삼일만세운동을 겪은 분들께 그 영향은 평생 동안 지울 수 없는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분들이 만세를 부르면서, 한국사람이 맞는 걸 보면서 억울해서 눈물을 쏟으면서 염원했던 해방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일본정부의 앞잡이가 한국사람을 패던 것을 대신 한국정부가 한국사람을 패는 그런 사회로 바꾸자는 것이었을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행히도 해방은 남에서나 북에서나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쪽에서든 사람을 패고 죽이는 일은 계속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제국주의자들에게 전수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체포하고, 고문하고, 죽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법은 점점 더 세련되어 갔습니다.
우리가 삼일절을 맞으면서 정말로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분들이 목숨을 걸고 만세를 부르면서 바랐던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쿨 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알려진 것과는 달리, 작년 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인 아이린 칸이 방한하여 처음 방문한 곳은 용산참사 현장이 아니었습니다. 실은 아침 일찍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러 가는 것으로 한국방문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앰네스티는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럽에서 관련 캠페인을 조직하고 있고, 여러 차례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안부문제를 국제적 여론화하기 위한 앰네스티의 활동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고, 일본정부에 압력이 되고 있습니다.
2009년 앰네스티 국제대의원총회에서 호주지부가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질문에 답을 찾아봅시다. 위안부를 끌고 간 것이 일본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까? 다른 나라가 그랬다면 혹은 대한민국정부가 그런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까?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어느 나라가 하든 위안부의 동원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용서할 수 있는 침해이고, 우리는 그에 대항해서 싸우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죄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통치를 폈다면 괜찮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무력과 협박을 앞세운 무단병합 그 자체가 이 땅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기본적 권리에 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그 어떤 식민지 지배도 인권의 침해를 동반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식민지배를 경험한 세대들이 모두 노인이 되었고, 이웃나라와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무조건적인 반일만으로는 변화하는 정세에 대처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제적으로 공유되는 보다 보편적인 인권기준에 기반하여 일본의 과거사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반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일관계가 아닐까요?
그리고 물론, 우리 스스로의 행동 역시 보편적 인권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삼일절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되겠지요.
하루가 지나긴 했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민족의 기념일 3.1절. 1919년 3.1일 그 날을 기리기 위해 연휴의 마지막이었던 어제온라인 게임들 내에서도 3.1절 기념 이벤트를 했었는데요,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헬게이트:리저렉션 만세 이벤트!
헬게이트:리저렉션 게임내에서는 채팅창에서 /환호를 입력하거나 아니면 탈출이나 포탈을 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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