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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부장일기라기 보다는 개인일기에 가깝네요. 현재 앰네스티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저는 거리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곤란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집회상황을 조사하거나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꾸준히 올라가는 것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고 동시에 전체적인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목격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글이 굉장히 기니까, 각오하고 읽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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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아이는 학교에서 하는 체험학습에 갔고, 우리 부부는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행사가 있는 것 같아서 가급적 일찍 도착했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종각역에 내려서 주변을 돌아다녀보아도 역시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슬슬 걸어 인사동까지 간 후 점심을 함께 먹었지요. 인사동에서 둘이 하는 식사는 참 오랫만이었습니다.

식사 후에 인사동을 훑으며 플래쉬몹을 보려고 했지만 보이지 않았고 - 시간을 잘못 알았더군요 - 종로2가에 오니 살수차가 서있었습니다. 깔끔한 것이, 신상인가 봅니다. 혹시나 해서 탑골공원으로 가니 작은 집회가 탑골공원 앞에서 시작하려고 하고 있더군요. 비가 조금씩 오는 분위기라서 어정쩡하게도 탑골공원 정문 지붕 밑에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이건 뭐 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분위기... 앞에 서계신 할아버지들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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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아주 작은 집회 같았는데, 자꾸 사람들이 모여들더군요. 경찰차가 완전히 봉쇄하고 있어서 밖에서는 집회 중인지 알지도 못할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엄혹한 독재체제라 해도 골방에서 혼자 표현할 자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혼자서 머릿 속으로만 무슨 생각을 할 자유를 사상의 자유라고 부를 수 없듯이 - 이건 북한 주민들도 할 수 있으니까요 - 이렇게 갇힌 집회도 집회의 자유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지금 사람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는 것은 자기들끼리 결의를 다지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전경버스와 같은 것으로 완전히 막아놓는다면, 이것을 보고 우리에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합법 불법을 따지기 이전에 인권에 대해, 헌법적 권리의 본질에 대해 최소한의 공유점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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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 yh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대문으로 갈 때 '이건 아니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는 올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 팀들과 돌아서려고 했었죠. 강하게 주장했었습니다. 그런데...동대문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든 깃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깃발과 시민들이 오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을 버리고 갈수는 없는 것이었거든요. 늘 그렇지만요. 하는수 없이 따라 갔는데 경력이 다 배치된 후 선두에 섰던 사람이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라는 비슷한, 해산하자는 말을 했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서 저를 비롯하여 저희 팀원이 함께 그 사람에게 항의했습니다. 그 대책위 소속 사람은 경찰이 오니까 그제서야 입을 열더군요. 아...정말 그날 생각하면... 그렇게 해산하는 것이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무슨 지론인지... 도저희 고함을 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택시를 타고 다시 탑골 쪽으로 왔는데, 끊임없이 일은 일어났고, 그러던 중 앰네스티 직원분도 연행되신 것 같습니다. 인권위 활동가도 뛰다가 다쳐서 조심스럽게 치료해서 빼 냈더니, 결국 옆에서 항의하던 다른 활동가를 연행해 가 버렸고요...

    2008/08/20 10:25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제가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시민을 위할 바에는 그냥 집에서 월드컵이나 보는게 제일 안전하고 좋겠지요. 암튼 구경꾼(-_-;;)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이 참 많이 있었지요. 무언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듯...

      그런데 Jin님은 어떤 팀이셨길래, 인권위 활동가도 빼내주시고... 저희 직원분도 사실 옆에서 연행하는 것 항의하다가 잡혀가신 거에요. T.T (한 손에 떡을 꼬옥 쥐고... 흑흑)

      2008/08/20 17:22
  2. BlogIcon antiwa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십니다.

    2008/08/20 15:58
  3. Jin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생각하는 식으로 시민을 위할 바에는 그냥 집에서 월드컵이나 보는게 제일 안전하고 좋다는 말씀이신 것인가요?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몰라서 여쭙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종각과 탑골에 시민들이 다치고 연행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대문 방향에는 저와 함께한 팀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제가 어떤 팀인지는 제 글을 이해하셨다면 아실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인원들 대부분은 영문도 모르고 따라온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동대문에 선두가 멈춰 섰을 때, 거기에 모인 대부분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한참을 기다리고 가만히 서 있는 동안 경력이 동원되었고, 앞에 선 사람이 해산을 말하자 경력이 갑자기 진압을 하면서 시민들을 연행해 갔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만큼 보셨고, 얼마만큼 겪으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지금까지 거의 모든 현장에 다 있었습니다. 그런 모든 상황에서 시민들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되도록이면 연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까지도 최선을 다해 뛰었습니다. 이쪽 저쪽에서 맞아 가면서도 촛불을 든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발휘하며 움직였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월드컵이나 라든지 올림픽이나 보는 것이 낫다라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여기에 글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예전에는 동대문 방향으로 왔던 사람들을 진압했다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날 처음 그런 일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심각하게 선두에서 이끈 그 한 사람에게 따졌던 것입니다. 더 자세하게는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연행되신 직원 분이 누구신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동대문에서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난 후, 택시를 타고 탑골로 왔었을 때 제가 생각하는 분이 맞다면 그분과 인사도 했었습니다.

    2008/08/21 16:05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헐... 그럴리가요. 쓰신 댓글 중 "그렇게 해산하는 것이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쓴 것이지요. 그러니까 Jin님 생각하시는 것에 대해 논평한게 아니고... 인용하신 누군가의 이야기에 대해 저도 열받은 겁니다. 오해를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얼마나 화나셨겠어요.

      2008/08/21 20:38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제 글에도 나오듯이, 탑골 쪽에서 잠깐 상황 정리되는거 보고 바로 시위대 따라 갔는데, 죽도록 걸었음에도 동대문 도착하자 해산했다고 다들 반대방향으로 걸어오고 계시더라구요. 그러니 저도 얼마나 허탈했겠습니까. 도대체 동대문까지 간 이유가 뭔지...

      그나저나 바로 그런 이유로 그날 저는 시위대는 탑골쪽에서 열시 전에 잠깐 본 것 외에는 거의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댓글 쓰신걸 아무리 읽어봐도 어느팀이셨는지는 잘 모르겠네요.-_-;;;

      근데, 저희 직원분과 인사를 하셨다면... 평소에 아는 사이? -_-++ 하, 어떤 분이신지 진짜 궁금해지네요. 혹시 연행현장은 목격 못하셨나요?

      저로서는 신분과 소속이 공개되어 있는 이 블로그에 쓸 수 있는 말도, 없는 말도 있습니다. 그 점은 이해해주시구요. 하고싶은 말은 다 못하고 사니까 답답하네요.

      그런데 그 한 사람이 누굽니까? 무진장 궁금한데, 다들 비난만 하시지 밝히지를 않으시니... 아직도 다함께일까요?

      2008/08/21 20:48
  4. Jin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 남겨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 알아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portico 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많은 부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저도 입다물고 살기 때문에 다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직원분께서 연행되는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여기 저기 난리였기 때문에요. 떡은 우리에게 한 박스 주시면서 시민들께 나누어 주시길 부탁하셔서 우리가 직접 나누어 드렸습니다. 다음에 현장에서 뵙게 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누구신지 알 것 같습니다.

    2008/08/22 11:04
  5.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08/22 11:07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아아~ 한 일도 없지만, 그 떡 정말 먹고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Jin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일을 하시는 분이시군요.

      이번 촛불을 보면서 참으로 많이 힘도 얻고 희망도 가지지만, 제일 속상한 부분은 말 안듣는 정부라기 보다는 수많은 시민들의 절절한 소망과 희생을 자꾸 허탈하게 만드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좌절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희생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Jin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08/08/22 12:40
  6. Fiona  수정/삭제  댓글쓰기

    떡열사(?) 분의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뉴스에서 보고 한참동안 전 넋이 나가있었습니다. 무사히 돌아왔단 소리를 듣고도 안도도 했지요. 저 끝까지 읽었습니다! ^^:

    2008/08/25 15:49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안그래도 오늘 그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우선 베이징올림픽 이야기부터 하나 올립니다. 며칠내로 올릴게요. 그나저나 끝까지 읽으셨다니.. 무섭군요. -_-;;;

      2008/08/2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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