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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이 포스트도 앰네스티의 공식입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오늘 언론이 일제히, '법무부가 앰네스티에 서한을 보내 촛불집회에서 공권력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지부에게 보낸 서한도 아니고, 저한테 보낸 서한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제가 그 서한에 대해 답할 자격은 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 한두마디 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이런거 보면 기가 막히고 분기탱천해야 하는데, 그럴 일을 너무 많이 보다보니 이젠 그저 허허 웃음이 나옵니다.

법무부, 국제앰네스티에 "촛불집회 공권력 정당" 공식 서한(참세상)
법무부 "촛불집회 공권력 정당" 앰네스티에 서한(연합뉴스)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서한 내용에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들도 있는데, 암튼 지금 일부라도 공개하면 실례니까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법무부 보도자료 게시판 보니까, 이 서한내용은 없네요? 법무부가 공개하면 저도 내용을 언급하기 좋을텐데요.)

1. 보니까 이 서한은 법무부 인권국장 명의로 아이린 칸 사무총장 앞으로 보냈군요. 이왕이면 서한을 보내기 전에 벌써 한달 반 전에 아이린 칸 사무총장이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 답부터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게 기본적인 예의 아닌가요?
(앰네스티, '한국 촛불 탄압 조사' 긴급 파견-"사무총장 편지에 대답없는 이명박 대통령 유감", 참세상)

2. 한 달 전, 앰네스티 기자회견 직후에 경찰이 발표한 강력한 반박문의 영문판은 언제 전달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반영 안해주면 법적대응 한다더니... 전달을 해줘야 반영을 검토하든지 말든지 하지요. 설마 영어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테고... 번역 하려다보니, 좀 부끄러우셨나요? 팔부러졌다는거 거짓말이라더니... 진단서 있다니까 쑥 들어가셨나봐요? (이 부분은 혹시 저 모르는 새에 전달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 다시 확인해보니, 이 번역본은 얼마전에 전달이 되었다고 합니다. 런던으로 직접 가는거라 제가 모르는 부분도 있습니다. -_-;;; 이야기 들어보니 반박문 내용이 대박이라던데, 보고서에 일부 반영될 모양이니 우리 모두 기대해 보자구요.
(경찰청장 "앰네스티 법적대응 검토", 연합뉴스)

3. 정당한 공권력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지금까지 대한민국 법무부가 양심수라고 인정한 케이스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나요? 정말 대한민국에 그동안 양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나요? 그렇다면 앰네스티가 지정한 양심수로, 죄질이 너무 나빠 사형까지 선고된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그런 흉악범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양심이 펄펄 살아있는 대쪽같은 법무부 직원들은 전원 사퇴로 항거해서 나라를 지키셨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양심수 한사람도 없다”, 한국일보)-1997년 11월 2일자입니다. 링크 불가능

4. 지금까지 앰네스티가 한국의 인권침해를 발표할 때 마다 법무부는 매번 이를 반박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지요. 앰네스티가 입만 열면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한 셈인데, 그런 엉터리 같은 앰네스티 보고서 내용에는 왜 신경을 쓰십니까? 그런데... 국제여론은 대한민국 법무부를 신뢰할까요, 앰네스티를 신뢰할까요?
(법무부, "한국 집회자유 제한" AI 발표 반박, 연합뉴스)

5. 앰네스티가 시위대의 폭력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대단히 불만이신 모양입니다. 그걸 조사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의 업무 아닙니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계시면서 왜 앰네스티에게 그런 것을 요구합니까? 무이코 조사관은 분명히 시위대에서도 일부 폭력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아예 수사와 기소까지 도움 받기를 원하십니까?

6. 언급하신 5월말과 6월 시위대의 폭력상황에 대해서... 그 당시 한 번이라도 촛불집회에 참가했거나 구경해 본 사람이라면 누가 더 공격적이었는지, 더 폭력적이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시위대가 경찰버스를 잡아끌면, 그 옆에 있던 사람이라도 방패로 찍어도 정당한 겁니까? 누가 뭐래도 진실 자체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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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굳이 공권력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싶으시다면, 다음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폭력을 저질렀기에 저렇게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첨부해서 런던에 보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 사진들도 모두 국제사무국에서 보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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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앰네스티 조사결과를 반박하면서 정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시 한양대병원 진료차트를 살펴보면 '뒷머리부분이 약간 부어있고 오른팔이 아프다고 해 검사했으나 이상은 없음'이라고 돼 있다."

팔이 부러진 여성에 대한 내용이죠. 이상없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거니와... 공권력은 개인의 진료차트를 본인의 동의 없이 함부로 살펴봐도 되는 모양이죠? 이건 제가 법을 몰라서 진짜로 여쭤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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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antiwa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의 인권 의식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주네요..

    2008/08/22 09:04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antiwa님을 제멋대로 이 블로그의 첫번째 고정독자로 임명합니다. (그래도 되나?) 기념품을 보내드릴테니, 괜찮으시다면 비밀댓글로 우편물 수령주소를 남겨주십시오.

      고정독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블로그에 포스팅하는데 굉장히 힘이 납니다. 처음에는 조회수에 관심이 갔지만, 그 보다는 챙겨봐 주시는 한 분이 훨씬 더 고맙네요.

      늘 감사합니다.

      2008/08/22 12:32
    •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2008/08/24 13:13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아, 그러시군요. 그나저나 댓글에 댓글은 어떻게 비밀로 다는 겁니까?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모르겠던데... 좀 알려주세요.

      2008/08/25 09:49
  2. BlogIcon laystall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저도 고정독자라능.. 기념품은 안 주셔도 되니까 계속 힘내주세요. :)

    2008/08/23 10:53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앗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 고정독자분들 또 발견하다니 너무 힘이 솟는군요. (그래도 주소님겨주시면 기념품 보내드릴래요...ㅋㅋ)

      2008/08/25 09:48
  3. 뿌우~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은 only show to admin 박스에 체크를 하면 달려요. ^_^

    2008/08/25 12:12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제 블로그에 로그인한 상태로는 그 버튼이 없어요... 라고 생각해보니, 저만 볼 댓글을 달 이유가 없군요. -_-;;; 간혹 비밀댓글 다시는 분들께, 그 분들만 보시도록 댓글을 달고 싶은 경우가 있는데... 방법이 없군요. -_-;;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

      2008/08/25 13:19
  4. Fiona  수정/삭제  댓글쓰기

    타국에서 올림픽 기간내내 올림픽을 보면서도 , 국민의 관심이 온통 저리로 쏠려있는 동안에도 저는 중국 내의 올림픽 뒷편의 인권탄압의 현황이, 우리 정부의 촛불집회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 집중할수가 없었어요. 지난번 보고서에 대한 법무부 반박서한에서, "양심수가 없다"는 얘기에 국원들과 한참을 웃었었는데, 이번엔 어떤 내용인가요. 궁금하네요.
    떠난 이가 사무국이 궁금하면 자주 들어와봅니다. 지부장님 덕분에 소식도 알고,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저는, 인권선언 60주년 유스프로젝트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장마 덕분에 진행하지 못한 비운의 인턴입니다.

    2008/08/25 15:39
    • BlogIcon portico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타국이라니, 어디 나가계시나봐요? 어디세요? 그나저나 인권선언 60주년 유스프로젝트 정말 아깝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무척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프로젝트였는데... 뭐 흘린 땀과 노력이 헛되지는 않겠지요? 언젠가는 커다란 나무로 무럭무럭 자라나리라 믿습니다.

      2008/08/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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