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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위터에서

요 며칠, 내 트위터에 정부 여당 관계자의 팔로우가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청와대 모 비서관,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운천 씨의 경우, 전북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으니 아마 선거운동 차원에서 그러려니 하지만 나머지는 뭘까?

내가 무슨 중요인사라거나, 혹은 트위터에서 주옥 같은 이야기를 던져서 날 팔로우했을 리는 전혀 없고, 아마도 최근 들어 SNS를 통한 정부측의 적극적인 홍보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여기에는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국내의 관련 생태계가 크게 변화한 것도 한 몫을 했을 거고.

좀 고민하다가, 트윗계의 고수들이 절대적으로 시전을 말리는 최후의 비급인 블록을 해버렸다. 서로 전혀 소통할 수 없게 하는 블록은 트위터에서 상대방에게 사용할 수 있는 최악의 조치인지라 꽤나 망설였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내 소통공간인 타임라인을 차지하게 할 생각도 없었고.

어떤 분은 정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해 주었다. 물론 옳은 이야기지만, 그들의 트위터에 언론에 실리지 않는 중요한 진실이 올라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상태로는 트윗할 때 마다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언제 어느 순간에 나의 트윗이 내게 불리한 증거가 되어 튀어나올지 모른다. 이건 소통이 아니다.

정운천 씨의 경우는, 조금 고민하다가 과감히 맞팔로우를 했다. 어쨌거나 그는 전직이고 지금은 민간인이니까. 앞으로도 정부를 대표하는 트위터 계정에 대해서는 이런 정책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런다고 트위터에서 나의 동태를 감시하지 못할 리는 없지만, 블록수 1,000을 돌파하면 뭔가 좀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2 블로그에서

정책공감이라고 정부 공식 대표 블로그가 있다. 그 블로그에서 내 블로그 글로 트랙백을 걸었다. 트랙백이야말로 블로그의 꽃이라고 믿는 나는 개인적 소통공간으로 생각하는 트위터와 달리 블로그 트랙백에 대해서는 좀 더 포용적인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트랙백된 부분에 욕설이 등장하거나 하지 않는 한 내 입장과 다른 트랙백이 붙는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사형집행 문제와 관련하여 이귀남 법무부장관을 비판하는 글에 대해 법무부가 트랙백을 달았을 때, 나는 트랙백 된 글에 대해 찬성하지는 않으나,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법무부 블로그의 태도에 대해서는 환영했다. 그리고 그런 식의 트랙백 소통이 더 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정책공감의 트랙백은 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트랙백이 달린 내 글은 이란이 사형제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달린 트랙백은 G20 회의도 있고 하니 꽁초 버리지 말고 껌 뱉지 말자는 내용이다. 그래야 국격이 올라간다나? 게다가 말투도 건방지기 짝이 없게도 '그만하면 안되겠니?'다. 날 언제 봤다고.


트랙백에 있어서 최소한의 예의라 한다면, 적어도 해당글과 트랙백 거는 글이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막가파식 트랙백은 뜨고 싶어 안달이 난 개인 블로거들도 하지 않는 짓이고, 앰네스티일기 블로그에 234개의 트랙백이 걸렸지만 한번도 없던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대표블로그라는 데서 이런 짓을 하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행동의 뒤에 위에서부터의 어떤 압박감이 작용했는지, 혹은 수치화된 업적이 꼭 필요했는지 알 길은 없으나, 결과적으로 소통은 고사하고 신뢰만 잃게 만들 뿐이다.

정부대표블로그 정책공감의 트랙백
법무부의 트랙백

#3 시민이 귀 기울이게 하려면

언론보도를 보아도, 최근 들어 정부나 여권이 새로운 미디어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활용에 박차를 가하는 듯 하다. 자신들이 이 영역에서 밀리고 있다는 생각에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불행히도 아직은 별다른 설득력도 소통력도 느끼지 못하겠다. 지금 같아서는,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인다. 처음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실 신경만 쓰면 트위터 에티켓이나 블로그 에티켓 정도는 사나흘이면 깨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현 정부 여당이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한다. 해당 미디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소통보다는 일방적 홍보로  새로운 미디어를 바라볼 때, 단순히 정부의 실패 뿐 아니라 해당 미디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연 각 부처 내에서 해당 미디어를 통해 들어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이 될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재 정부가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는 한, 어떤 방식의 소통도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어떤 신변의 불안도, 불이익에 대한 공포도 없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인을 빨갱이로 몰기 위해 그 사람의 7년치의 이메일을 뒤지는 끔찍한 짓이 버젓이 벌어지고, 방송 PD의 개인적 이메일을 뒤져 그의 평소 성향을 입증하여 유죄를 받아내기 위한 증거물로 법원에 제출하고, 틈만 나면 서버를 통째로 압수해가는 우리 실정에서 소통이란 기대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학생들을 한참 두들겨 패놓고 건의사항을 얘기하라는 교사나, 부대원을 죽도록 굴려놓고 불만사항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는 고참 앞에서 소통이라는 단어는 가당치도 않다.

갑자기 오래 전 일이 생각난다. 김영삼 정권 때의 일이다.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비판이 강화되고, 정부 앞으로 수많은 앰네스티 회원들이 항의편지를 보내자 관계기관대책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렸다고 한다. 그 회의의 결과로 나온 책자를 본 일이 있는데, 놀랍게도 결론은,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통은 홍보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이 점을 현 정권이 깨닫지 못한다면, 아무리 홍보부서의 조인트를 까도, 소통은 영원히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폰의 히트가 어디 애플의 홍보부서가 잘했기 때문 만이던가. 소통할 생각이 있다면, 일단 인터넷의 규제부터 풀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다.

이 글은 국제앰네스티의 공식입장과 아무 관련이 없는 개인적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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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el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운천씨요? 그 사람한테 아는 분이 전 장관이셨을 때 어찌어찌 하셨는데 하면서 질문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운천씨가 블락을 해버렸다는군요ㅡ,ㅡ

    2010/04/10 14:17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헐.. 역시 소통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군요. 저도 질문 해볼까요?

      2010/04/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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