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드린 대로 지난 8월 15일에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람들의 연행소식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관련하여, 전에 올린 글을 참고하시면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되겠지만, 글이 많이 기니까 생략하셔도 됩니다.
2008/08/20 - [지부장 일기] - [앰네스티와 촛불집회] 2008년 8월 15일 촛불집회 관찰기
옆에 있는 사진은 8월 15일 당일이 아닌 8월 9일 밤 명동성당 앞에서 찍은 것입니다.(소위 염산투척사건이 일어난 날입니다. 제가 가서 냄새를 맡았을 때는 분명히 빙초산냄새로 느껴졌는데 말이죠.)
보시다시피 보도에 얌전히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의 떡열사와 우유열사가 보이고, 영상저널리스트(아직 열사가 되진 않았지만, 직전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앉아있어도 기럭지가 독보적인 사무국장님이 있네요.
오른쪽의 아리따운 여성은 한겨레21기자분입니다.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상황을 보러 나와 계시네요. 투철한 기자정신이라 할만 합니다. 소외된 자들의 든든한 대변인 박모기자님 홧팅!
앰네스티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개근하다시피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한다기 보다는 이렇게 구경꾼의 위치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뭐 마음에 차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시위하러 나가는 것 보다는 관찰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할 더 중요한 임무이니까요.
보시다시피 보도에 얌전히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의 떡열사와 우유열사가 보이고, 영상저널리스트(아직 열사가 되진 않았지만, 직전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앉아있어도 기럭지가 독보적인 사무국장님이 있네요.
오른쪽의 아리따운 여성은 한겨레21기자분입니다.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상황을 보러 나와 계시네요. 투철한 기자정신이라 할만 합니다. 소외된 자들의 든든한 대변인 박모기자님 홧팅!
앰네스티 사람들이 촛불집회에 개근하다시피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한다기 보다는 이렇게 구경꾼의 위치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뭐 마음에 차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시위하러 나가는 것 보다는 관찰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할 더 중요한 임무이니까요.
문제의 8월 15일, 제가 11시 경에 현장을 떠난 후, 나머지 분들은 연행상황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며 살펴보러 가고 계셨습니다. 저는 집에 내려와서 잘 잤고, 그 다음 날 그 중 두 분이 연행되었다는 깜짝 놀랄 상황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들은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2시 30분경 앰네스티 일행은 버스정류장 근처에 서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답니다. 이때 경찰이 들이닥쳐 옆에 서있던 사람을 연행하려 했답니다. 맛있게 우유를 먹고 있던 우리의 우유열사, '이 사람은 시위대 아니고, 여기서 버스 기다리던 시민이에요.'하면서 말리려고 하다가 연행. 한 손에 82쿡에서 준비하신 떡을 들고 있던 우리의 떡열사, '어어, 왜 그 친구 잡아가요.'하면서 말리다가 한 손에 떡을 꼬옥 쥐고 또 연행.(이 떡은 연행과정에서 잃어버렸답니다. 아이고 아까와라.) 영상저널리스트도 잡혀가다가 프레스완장 덕분에 풀려나오셨답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나눕니다. 더 보실 분들은 힘차게 more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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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님과 기타 몇 분이 일요일 낮에 면회를 갔습니다. 앰네스티 직원이 잡혀갔다고 하더라도 앰네스티이기 때문에 일찍 나오게 해달라든지 하는 특별대우는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전부터 입장정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할 일은 없었습니다. (민변 외의 별도의 변호사를 붙이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국장님이 떡열사에게 요구사항을 물으니 오직 '사식을 넣어달라'는 한 가지 요구 뿐이었다는군요. 게다가 '우리 둘 만 넣어주면 거절하겠다. 함께 잡혀온 모든 시민들에게 사식을 넣어달라.'는 장한 혹은 뻔뻔한 조건을 비타협적으로 내걸었다고 합니다. 결국 국장님은 사식을 안넣고 돌아오셨습니다. 식당이 문을 닫아서라고 변명하시는데, 혹시 비타협적 요구조건 때문에 그냥 오신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하하하
저는 허겁지겁 일요일 오후에 올라갔습니다. 저녁 6시에 도착하니 식사시간이라고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강고한 사식요구라도 들어드리려고 식당에 가보니, 벌써 모르는 분 두 분이 새벽에 잡혀오신 시민들 모두에게 사식을 한 끼씩 넣어드렸더군요. 덕분에 우리의 떡열사와 우유열사도 사식을 먹었을 겁니다. (누구신지 고맙습니다.) 저는 그 다음 날의 아침과 점심을 위한 사식을 모든 연행시민 앞으로 넣어드리고 왔습니다. (그래봤자 일곱 분 -_-;;)
저녁 때 심심할까봐 간식을 잔뜩 넣었습니다. 우유열사를 위해서는 1리터 우유 두 팩, 1.5리터 음료수 4개, 비싸고 커다란 카스테라, 역시 비싸고 커다란 모나까. 사식도 다 넣어줘야 먹겠다고 버티는 두 사람이니까 간식도 모두 나눠먹을 만큼 넣어야 할 것 아닙니까. 떡열사에게 떡을 못넣은 것은 참 아쉽습니다.
지금은 두 분 모두 풀려나오셨고 앞으로의 수사(?)진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진행 중인 상황은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두 분은 연행과정에서 자신이 앰네스티 소속이라는 것을 전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찰이 앰네스티인 것을 알면서도 연행한 것 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잘못된 보도가 나가면, 자칫 앰네스티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처럼 비칠 수 있으며, 이는 앰네스티의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상황이 자꾸 일어나면, 나중에 보고서가 나와도 정부측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언론측과 발설한 측의 이야기가 서로 달라서 저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이 앰네스티에서 나가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나가고, 조용히 옆에 있을 뿐입니다. 가끔 앰네스티의 촛불티를 입고 나가기는 하지만 알아보는 분의 거의 안계시더군요. -_-;;
저나 앰네스티가 이번 연행에 분노하는 것은, '경찰이 앰네스티를 감히 연행했다'는 따위의 것이 아니고, 전혀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분을 강제로 연행해서 이틀간 구금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명목상은 합법이지만 전혀 정당화 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의 사례가 1,000명 이상의 연행시민 중 단 두 건만 있는 특별한 사례가 아님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서서 우유 마시던 사람이 무슨 집회시위며, 도로교통방해입니까. 한 손에는 떡을 소중하게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던 사람은 또 무슨 굉장한 죄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잡아간 경찰에게 분노합니다. 공권력은 국가의 합법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상황이 전개되는대로 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심장이 좋지 않아 연행된 날 아침에 응급실에 다녀와야 했던 우유열사와, 늘 웃는 얼굴의 떡열사, 두 분에게 격려와 응원 그리고 위로를 부탁드립니다. 이 두 분은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유열사가 석방 후 제게 보낸 메일 일부를 소개합니다. "지난번에 흰우유 2개는 정말 감사했어요. 다들 커피우유, 바나나우유만 넣어 주셨었는데, 역시 지부장님께서만 우유의 참맛을 아시는 것 같아요." 크하하 보기좋게 한 방 먹었군요. 근데 우리의 우유열사 도대체 유치장 안에서 얼마나 많은 우유를 마신겁니까?
국장님이 떡열사에게 요구사항을 물으니 오직 '사식을 넣어달라'는 한 가지 요구 뿐이었다는군요. 게다가 '우리 둘 만 넣어주면 거절하겠다. 함께 잡혀온 모든 시민들에게 사식을 넣어달라.'는 장한 혹은 뻔뻔한 조건을 비타협적으로 내걸었다고 합니다. 결국 국장님은 사식을 안넣고 돌아오셨습니다. 식당이 문을 닫아서라고 변명하시는데, 혹시 비타협적 요구조건 때문에 그냥 오신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하하하
저는 허겁지겁 일요일 오후에 올라갔습니다. 저녁 6시에 도착하니 식사시간이라고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강고한 사식요구라도 들어드리려고 식당에 가보니, 벌써 모르는 분 두 분이 새벽에 잡혀오신 시민들 모두에게 사식을 한 끼씩 넣어드렸더군요. 덕분에 우리의 떡열사와 우유열사도 사식을 먹었을 겁니다. (누구신지 고맙습니다.) 저는 그 다음 날의 아침과 점심을 위한 사식을 모든 연행시민 앞으로 넣어드리고 왔습니다. (그래봤자 일곱 분 -_-;;)
저녁 때 심심할까봐 간식을 잔뜩 넣었습니다. 우유열사를 위해서는 1리터 우유 두 팩, 1.5리터 음료수 4개, 비싸고 커다란 카스테라, 역시 비싸고 커다란 모나까. 사식도 다 넣어줘야 먹겠다고 버티는 두 사람이니까 간식도 모두 나눠먹을 만큼 넣어야 할 것 아닙니까. 떡열사에게 떡을 못넣은 것은 참 아쉽습니다.
지금은 두 분 모두 풀려나오셨고 앞으로의 수사(?)진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진행 중인 상황은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두 분은 연행과정에서 자신이 앰네스티 소속이라는 것을 전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찰이 앰네스티인 것을 알면서도 연행한 것 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잘못된 보도가 나가면, 자칫 앰네스티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처럼 비칠 수 있으며, 이는 앰네스티의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상황이 자꾸 일어나면, 나중에 보고서가 나와도 정부측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언론측과 발설한 측의 이야기가 서로 달라서 저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이 앰네스티에서 나가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나가고, 조용히 옆에 있을 뿐입니다. 가끔 앰네스티의 촛불티를 입고 나가기는 하지만 알아보는 분의 거의 안계시더군요. -_-;;
저나 앰네스티가 이번 연행에 분노하는 것은, '경찰이 앰네스티를 감히 연행했다'는 따위의 것이 아니고, 전혀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분을 강제로 연행해서 이틀간 구금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명목상은 합법이지만 전혀 정당화 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의 사례가 1,000명 이상의 연행시민 중 단 두 건만 있는 특별한 사례가 아님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서서 우유 마시던 사람이 무슨 집회시위며, 도로교통방해입니까. 한 손에는 떡을 소중하게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던 사람은 또 무슨 굉장한 죄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잡아간 경찰에게 분노합니다. 공권력은 국가의 합법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상황이 전개되는대로 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심장이 좋지 않아 연행된 날 아침에 응급실에 다녀와야 했던 우유열사와, 늘 웃는 얼굴의 떡열사, 두 분에게 격려와 응원 그리고 위로를 부탁드립니다. 이 두 분은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유열사가 석방 후 제게 보낸 메일 일부를 소개합니다. "지난번에 흰우유 2개는 정말 감사했어요. 다들 커피우유, 바나나우유만 넣어 주셨었는데, 역시 지부장님께서만 우유의 참맛을 아시는 것 같아요." 크하하 보기좋게 한 방 먹었군요. 근데 우리의 우유열사 도대체 유치장 안에서 얼마나 많은 우유를 마신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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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쾌하게 글을 읽었습니다.
2008/08/26 18:24별로 유쾌한 내용은 아니였는데 글을 너무 맛나게 쓰셔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합법의 범위안에서 공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무작위적으로 폭력적으로 이루어지는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감히 엠네스티를 연행한것이 아니라 인도에서 시위대근처에 있다가 연행된 두 시민이라도 분명히 커다란 문제인것이지요.
저들이 말한 불법을 자행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작위적인 연행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니 말입니다.
빨리 암흑의 시기가 지나가야 하는데 아직도 한4년넘어 남았으니 정말 가슴이 먹먹하네요.
과분한 평가 감사드립니다. 글 잘썼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T.T(감격)
2008/08/26 19:59경찰이나 정부는 합법성을 끊임없이 내세우지만, 합법성은 정당성을 함께 가질 때 의미가 있지 않나 합니다.
어쨌거나 다행히 연행장면이 동영상으로 남았으니, 두 열사분은 몸바쳐 좋은 증거를 남긴 셈이지요.
일부러 재미있게 쓰신 것 같기도 하지만...지나고 보면 재미있을만한 일인 것 같네요.
2008/08/26 23:11당장이야 화가 났겠지만..보통 어이가 없어야지 말이죠.
너무 어이가 없을 때는 웃기라도 해야겠지요. 더구나 그들이 우리가 공포에 질리기를 바라는 이 시점에서는 말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재미있어 하면서 회상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2008/08/26 23:30궁금했던 이야기가 올라와서 잘 읽었습니다. 우유열사도 함께였군요. 앰네스티사람인줄 알고도 연행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안그래도 의문점이 생겼었는데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언론을 보고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 꼭 이렇게 당사자들의 뒷이야기를 보지 않고서는 믿을수 없게되는 현실들이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무사히 풀려나 다행이네요. 사식은..역시 떡열사님 스러운..^^:
2008/08/27 17:54멀리서 응원보냅니다.
감사 감사... 근데 사실 저는 이런 이야기 보다는 그쪽 이야기가 더 궁금한데.... 어쩌죠?
2008/08/27 18:01웃을 일은 아닌데요, 읽으면서 내내 웃었습니다. 슬픔을 해학으로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옛 선조들의 해학미를 여기서 고스란히 느끼고 있습니다. 겉은 웃지만, 내면에서는 진실을 깨닫는...역시 대한민국의 멋은 이것입니다. ^^; 문득 탈춤이 생각났습니다.
2008/08/28 08:32헐.. 뭐 해학씩이나 하는건 제겐 좀 불가능한 일 같구요... 이걸 진지하게 쓰자니 도저히 제 글솜씨로는 심각함을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더라구요. 사실 전 요새 우울증 초기증세거든요. 암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08/28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