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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1일, 케냐철도는 철도 주변에 사는 오만이 넘는 주민들에게 30일 내로 각종 구조물을 철거하고 떠나지 않으면 기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들 대부분은 나이로비의 슬럼 거주자들이다.

앰네스티 케냐지부의 사무국장인 Justus Nyang'ay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 해 동안 이 땅에서 거주하고 일해 온 사람들에게 30일의 경고는 완전히 부적절한 것이다. 적절한 안전장치가 없다면 제안된 대규모 퇴거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사람들은 물, 위생시설, 음식 그리고 학교를 잃게 되고 이는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 계획은 결국 강제퇴거를 초래할 것인데, 이는 국제 인권법 하에서 캐냐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집과 사업의 파괴는 재앙이다 © Amnesty International

케냐 정부가 철도체계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이에, 해당지역에 사는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는 집과 비공식적인 사업의 파괴라는 사회적, 경제적 재앙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종합적인 이주계획이나 보상계획은 발표되지 않았고 프로젝트의 결과로 집과 생계수단, 직업, 사회적 네트워크를 잃게 된 사람들을 위한 어떤 조치도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권법 하에서 퇴거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해당 지역사회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퇴거 외의 합당한 다른 대안들이 충분히 논의된 이후에만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퇴거의 결과로 어떤 사람도 노숙자가 되거나 다른 종류의 인권침해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

Justus Nyang'ay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케냐정부는 퇴거에 관한 국제 인권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이런 식의 대규모 퇴거를 중지해야 한다.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처지에 있는 시민 오만 명을 집 없는 상태로 몰아넣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대한 국제협약'의 가입국으로서, 케냐정부는 협약의 11조 1항에 보장된 바, 강제퇴거의 금지를 포함하여 적절한 주택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며 실현할 법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

2009년 5월에 시작된 존엄성 캠페인(Demand Dignity Campaign)을 통해서 국제앰네스티는, 강제퇴거를 금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국제 인권법에 일치하는 법과 정책의 채택을 포함하여,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전세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존엄성 캠페인은 전세계적 빈곤을 초래하고 심화하는 인권침해를 종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을 조직하여 정부와 거대기업 그리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참으로 통이 크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30일만에 삶의 모든 터전을 버리고 떠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정부라니. 3월 21일 통보가 되었으니 30일의 기한만료는 이제 며칠이면 다가오게 된다.

아무런 대책도 보상도 없이 단지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집과 재산이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떠날 것을 명령하는 정부는 과연 시민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인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영화 '디스트릭트9'이 떠올랐다. 그 영화는 허구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강제철거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토록 황당한 사건이지만, 돌이켜 보면 이런 일은 우리에게도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1968년부터 서울시는 시내의 불량촌 주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광주대단지(지금의 성남시)를 마련하고 아무런 도시기반시설도 없는 그곳에 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사실상 실어내다 버렸다.

이런 무지막지한 조치는 결국 1971년 8월 10일, 광주대단지사건(혹은 8.10사건)이라 불리는 주민들의 대규모 무력항쟁을 낳게 되었다. 케냐의 나이로비보다 더 거대한 사건이 이 땅에서 일어났었고 지금도 소규모지만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디스트릭트9'이나 케냐의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다.

1977년 광주 무등산 기슭에 있던 무허가주택의 철거에 저항하다가 철거반원들을 살해하고 80년 사형당한 소위 '무등산 타잔' 박흥순씨에 관한 김현장씨의 르뽀가 기억의 저편에서 되살아온다. 사회적 억압과 불평등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 잔혹한 사건으로 귀결되는지, 당시 청소년기의 내게는 큰 충격이었고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한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 벌어진 용산참사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 땅의 시민들에게 케냐의 일에 관심을 요청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지구상의 어떤 사람에게 벌어지는 인권침해도 결국은 돌고 돌아 우리 모두가 영향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그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가격이 오르기만 바라는 아파트 한 채가, 많은 경우에 철거민들의 눈물과 아픔 위에 세워져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은 탐욕과 이기주의가 사람들을 삼키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지도 모른다.


기사원문: More than 50,000 people in Kenya at risk of imminent forced eviction (국제앰네스티, 2010.4.15)
국제앰네스티의 Demand Dignity 캠페인 웹사이트 - 빈곤과 인권
관련보고서: The Unseen Majority: Nairobi's Two Million Slum Dwellers (국제앰네스티, 2009.6.12)
성남 이주민의 8.10사건 재조명의 의의 (KFM, 2001.5.2)
28년전 '무등산 타잔'사건을 아시나요 (penismightier 블로그)

이 글에는 국제앰네스티의 입장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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