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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주 아시아 포럼 참석후기

분류없음 2010/06/10 09:03 posted by 고은태
5.18을 기념하며 매년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아시아포럼(GAF)에 국제앰네스티가 초대되었고, 한국에 살고 있는 내가 대표로 파견되었다. 간단히 기록한다.

본 행사는 19일부터이지만, 참가자들은 17일부터 행사에 초대되었다. 올해의 행사는 광주항쟁 3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훨씬 큰 규모로 치러졌다고 한다. 각 단체들이 조직한 주요 워크숍만도 8개, 이 외에 주최측인 5.18기념재단에서 조직한 별도 회의와 행사도 풍성했다. 간략한 행사소개는 다음과 같다.

17일: 광주 5.18 기념일 전야제 참석
18일: 30주년 5.18 기념식 참석, 광주인권상 시상식, 구도청 앞 음악제
19일: 개막식, 각종 행사 및 주제별 워크숍, 환영만찬
20일: 워크숍 하루 종일 계속, 자원봉사자 문화제 및 연대의 밤
21일: 전체회의 및 폐막식, 대행진
22-23일: 관광

나는 런던에서 회의를 마치고 들어오느라, 17일 자정을 넘겨서야 도착했기 때문에 18일 행사부터 21일 행사까지만 참여할 수 있었다. 행사 자체를 설명하는 것은 지루할 것 같아, 그냥 느낀 점만 몇 가지 쓰도록 한다.

에피소드 #1.

개막식이 끝나고 일부 참석자가 이희호 여사와 함께 하는 점심식사가 있었다. 앰네스티도 초대되었는데, 외국의 외교사절들과 같은 테이블에 배치되었다. 이 식사를 위해 사전에 소고기와 생선 중 어느 것을 원하느냐는 확인 메일이 오고 갔었다. 갑자기 옆에 앉은 외교사절이 웃길래 왜 그런가 물어보니, 모든 사람의 접시 위에 있는 것은 소고기와 생선! 이런 간단한 해결책이 있었다니.

같은 테이블에 독일에서 오신 아주머니 세 분이 앉아계셨다. 오월광주를 해외에서 알리기 위해 노력한 분들이시다. 말씀을 나눠보니 광주뿐 아니라, 위안부문제나 4대강문제 등 국내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계셨다. 나는 한국인들 중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이 바로 아주머니들이라 생각하는데, 거기서 그 에너지를 정말 긍정적으로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을 보니 참 고맙고 반가웠다.

식사 후에, 수행하시는 분의 허락을 받고 이희호 여사께 인사를 드렸다. 앰네스티 입장에서 드릴 말씀도 있었는데, 인사하다 말고 자기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드린다고 끌고 온 '높아 보이는' 사람에게 밀려나 버렸다. 이런 건 참 싫다. 결국 앰네스티의 위로의 말씀과 생전에 마지막 찍으신 인터뷰 필름에 대해 말씀을 못 드리고 말았다. 높은 사람 알레르기. 특히 무례한 사람.


에피소드 #2.

포럼이 열린 김대중 컨벤션 센터는 2006년 노벨상 수상자 정상회의가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센터 건물 앞에는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노벨상 평화상 조형물이 건립되어 있었다. 2006년 정상회의 이후 처음 방문한 나도 처음 보았다. 대한민국에 앰네스티의 촛불 로고가 새겨진 기념 조형물이 서있는 것을 보니 괜히 가슴이 뭉클했다.

1982년, 앰네스티 활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통한 인권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 외에 또 하나의 소망이 있었다. 앰네스티의 정신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는 것이, 진정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자리잡는 대한민국이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었다. 조형물 뿐 아니라 우리들 마음 속에도 앰네스티의 촛불이 하나씩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에피소드 #3.

19일 밤의 환영만찬에서 참가자 대표로 참여연대의 이태호 사무처장이 앞에 나가 발언했다. 발언의 뒷부분에 '임을 위한 행진곡'조차 부를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길래 발언이 끝나면 당연히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든지, 합창을 제안할 줄 알았는데 그냥 들어가 버렸다.

나중에 가서 내 소개를 드리고 노래를 부르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꽤나 많았던 모양이다. 다음날 저녁 연대의 밤에 외국인 활동가들이 무대에 올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그리고 나서 행사 마지막 순서로 한국인 활동가 다수가 함께 무대에 올라 역시 같은 노래를 합창했다.

나도 무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바로 옆에 이태호 사무처장이 서게 되었다. 이 분이 마이크를 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마이크를 내 입에 바짝 들이대는 바람에 노래 후반부에는 내 목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몰랐으니 망정이지 알았으면 노래 부르기 힘들었을 듯. 이런 경험은 참 오랜만이다.


맺는 말

포럼에는 앰네스티 48그룹의 외국인 회원들과 대학생 네트워크 회원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열심히 회의에 참석하고 어디서나 눈에 띄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든든했다. 덕분에 포럼기간 내내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연대의 밤에 이들이 낭송한 5.18에 대한 시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포럼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전체 행사를 책임지면서 사회자와 통역으로 맹활약을 보여주신 5.18기념재단의 김찬호 팀장님과 외국단체 및 참가자들에 대한 모든 편의를 성심껏 보아주신 Chloe씨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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