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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된 오세철 명예교수 등 사노련 관계자 일곱 명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네요.
(관련기사: `국보법 위반' 오세철 교수 등 7명 영장 기각, 연합뉴스)

간만에 좋은 소식이군요. ...라고 써놓고 보니 이런걸 가지고 좋은 소식이라고 해야하는 우리 처지가 참 구슬퍼지네요. 명확히 하자면, 당연한 일일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것 자체가 발생해서는 안되었을 비극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 하지만 워낙 좋은 소식이 없다보니 별 걸 다 좋은 소식으로 느끼게 됩니다.

(관련해서 어제 올린 글입니다.)
2008/08/27 - [지부장 일기] - 국가보안법, 내가 눈 앞이 캄캄해지는 이유

혹시라도 검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범죄행위를 명확히 입증할만한 증거를 내놓게 된다면 아주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오늘의 영장기각으로 보면 아직 검찰은 판사를 설득하기에도 충분치 않은 자료만을 손에 쥐고 있는 모양입니다.

과거 검찰은 수사상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해야 할 구속이라는 수단을 마구 남발한 적이 있습니다. 수사상의 단순한 편의를 위해 그렇게 하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구속 자체가 재판을 거치지 않은 자의적인 형벌의 일종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며, 구속된 사람의 인적사항이나 피의사실이 마구 공개되는 바람에 진실과 관계없이 사실상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게되는 불행한 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구속적부심의 도입이나 사법부의 반성 등을 통해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국가보안법 피의자의 구속영장기각이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죠. 판사가 아예 법복을 벗기로 작정을 하지 않은 한에서는요. 물론 아직도 완전히 좋아졌다고는 전혀 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법정드라마나 범죄드라마 따위에서 보는, 검찰측과 피의자측이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은 지금도 대한민국에서는 상당히 요원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구속영장의 기각이 뉴스거리가 되고 있으니까요. (물론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하도 신중하게 해서 기각이 뉴스거리가 된다면 또 다른 이야기이겠습니다만....)

구속의 남발과 악용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심지어 구속만 시켜놓고 기소도 없이, 그러니까 당연히 재판도 없이, 몇 년이고 가두어놓는 사례도 앰네스티는 종종 발견하고는 합니다. 이렇게 잡혀있는 사람은 법적으로는 유죄도 무죄도 아닌겁니다. 그러니 뭘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고, 언제 풀려날지도 당연히 모릅니다.

그러다 선심쓰는 척 풀어주기도 하는데, 사실은 선심이 아니라 사람을 몇 년을 죄도 없이 가두어 둔 것이니 이런 경우는 정부의 행위가 오히려 범죄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 해당국 정부의 설명은 늘 '우리의 조치는 합법적인 것이었으며, 국가와 사회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것이다'가 됩니다. (그 놈의 합법은 참 안끼는 데가 없습니다.)

꼭 이런 정치적 테러에 가까운 구속이 아니라 해도 검찰은 늘 구속의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피의자 본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하는 것과 갇혀있는 채 변호사에만 의지하는 것과는 당연히 아주 다르겠지요. 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구속은 피의자의 죄질이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구속은 피의자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는 행위입니다. 구속상태 자체가 아주 고통스러운 것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구속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 구속수사를 최소화하려는 검찰의 강력한 의지는 해당 국가의 인권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상당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가야할 길이 아직도 먼 셈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촛불시위자를 대량으로 연행하여 죄가 있건 없건 법적으로 허용하는 48시간을 가급적 채워서 풀어주는 새로운 기법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창의적 사법행정의 구현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막상 40시간 넘게 구금을 해놓아도 그 중 조사에 사용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일단 쌓아두고 천천히 조사해서 기소하든지 할 모양인데, 그럴 바에는 인적사항만 확인해 놓고 후에 출두를 요청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인권을 보호하는 수사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얼떨결에 딸려 들어간 분들에게야 이것도 인권침해죠.) 수사는 경찰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피의자의 편의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경찰은... 그거 하고 돈 받잖습니까?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 부분 역시 검경만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의 의식에서도 개선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구속요건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불구속수사 한다고 검찰을 비난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아, 물론 불구속수사가 특혜라는 사회인식이 어떻게 자리잡게 되었는지는 좀 원인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구요. (고찰 안해도 뻔하지만...)

다시 한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부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한 숨 돌리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수 있겠군요.

추신:
이명박 대통령께 진심으로 드리는 충고인데, 좀 갈아치우는 것이 공안정국을 강하게 끌고나가기 위해서라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몇 달간 너무 갈팡질팡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드십니까? 지금 아랫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으십니까? 보고있는 제가 다 답답해서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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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세철 교수님 잡혀가다. 자유대한은 없다.

    Tracked from 달수의 소리내기  삭제

    으악~~ 무시 무시 해라.....오늘. 변란목적에 선전선동에, 국가보안법 위해 문건 제작, 이적단체 구성등으로 오세철 명예교수등 7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긴급 체포 했다고 한다. 관련기사 http://www.vop.co.kr/A00000219892.html 우리의 2mb 대통령 각하의 충신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빨갱이 간첩들을 색출안하고 뭐하고 있었나 했더니, 드디어 촛불도 잠잠해지고 하니 한건 하셨구나. 이것도 마일리지 적립하듯 실적올려 점수..

    2008/08/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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