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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명 F

회원 일기 2008/09/24 19:01 posted by 경성트로이카

0. 코드명 foreigner

  흔히들 '외국인'이라고 하면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를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이 자랑찬 반만년 유구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 또는 국가 아니면 천박한 제도 교육이 우리 머리속에 이식해 준 외국인이란 코드명의 해제라고 보여집니다. "내겐 약 20여명의 외국인 친구가 있어"라고 이야기하면 다들 부러움과 존경(?)의 시선으로 절 보곤 합니다. 그들 머리속에 "20명의 외국인 친구"라는 말을 듣는 순간 외국인에 대한 코드가 작동하면서 때깔은 희고 건장하며, 파란 눈의 남성 프로테스탄트를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실 제 친구들 때깔은 희지도 못하며, 체구는 볼품없고, 파란 눈도 가지지 못하며, 심지어 불교도라고 설명하기 이전에 저는 또 다른 코드를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제시합니다. "그 친구들 동남아야...." 이렇듯 외국인에 대한 아니, WASP와 그렇지 못한 인종간의 편견 또는 오해는 비단 이 외국인이란 코드에만 작동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1. 코드명 laborer

  이렇게(영어루다가) 쓰고 보니 좀 그럴듯한 단어처럼 보입니다. 또다시 까발려 보면...이제 막 사회에 진출 할 당신이 부모나 연인 앞에서 "이제 저는 자랑스러운 노동자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치자구요. 집에선 아마 재떨이나 냄비라도 하나쯤 날아 올 것이며, 사랑스러운 그 또는 그녀는 참 어처구니없어 할 것입니다. 이 땅에서 노동자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노동자 코드에서도 또 다른 편견은 존재합니다. 노동자라는 코드는 육체노동을 하는 건장한(?) 남성의 의미가 더 강할테니까요

 2. 코드명 foreigner laborer

  자 이제 산수 시간입니다. 단순한 더하기입니다. 외국인 더하기 노동자는?

그렇습니다.  정답은 외국인노동자라는 답이 나옵니다. 이 답에는 또 어떤 코드가 작용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랑 찬 이 땅 남한에서 외국인노동자라는 코드는 어떤 편견 또는 오해가 숨어 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코드는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온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며 때론 때릴 수도 있고 마음대로 자를 수도 있는 그런 남성 노동자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우리주변에서 일하고 있는 WASP들을 상대로 외국인노동자라는 코드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냥 외국인입니다. "우리 회사에 외국인이 있어!"라는 말과 "우리 회사엔 외국인 노동자가 있어!"라는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입니다. 그나마 이 값싼 남성 노동자들은 다행입니다. 이름도 없는 이 땅 많은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은 때론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는 경우는 다반사이니까요. 또 다시 이 땅에 일하는 여성 외국인과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상상력에 의지 할 뿐입니다. 상상하라....의심하고....까발리고....그리고 행동하라....

 3. 코드명 난민

  참 인색하고 낯선 코드일 것입니다. 기껏해야 빠리서 택시를 몰고 계셨던 우리의 홍세화 선생이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난민이란 코드의 전부일 것일테니까요. 사전적 의미가 약한 우리 모두를 위해 난민이란 뜻을 보도록 하겠습니다....하지만 좀더 깊은 이해를 위해 각자의 몫으로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국민검색창에 한번씩 처보세요. 난민이라고.... 우리가 생각하는 난민이라는게 아마도 보트 피플 정도가 최대치 일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2000년 4월 기준으로 54명이 난민지위 신청을 했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1992년에 국제난민조약에 가입했고, 93년에 국회의 승인을 얻어 입법화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상임이사국으로 선임된 이사국인 대한민국은 93년 이후 단 한 명의 난민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최근 자료가 궁금하신 분은 블로거인 난민촌장님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4. 코드명 선생님

 우리에게 스승이란 말보다. 선생이란 코드가 더 익숙합니다.  왜냐하면 그 선생님이라는 코드의 중심에  푸른기와집에 사셨던 그 분(?)이 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론 비아냥으로 때론 존경과 극존칭의 표현으로 선생님이란 코드는 그렇게 한국사회에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그는 미국으로 일본으로 정치적 망명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그가 만일 우리와 같은 코드를 같고 있는 그런 흉칙한 나라에 갔다면...그는 아시아계외국인으로 자신의 정치적 망명을 설명할 아무런 근거도 없고(국내 난민 인정의 기준이 이 따우다. 입국 60일 이내에 자신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박해 또는 위협을 받고 있다는 상세하고도 충분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이는 현재 개정이 되어 있습니다. 초기에는 그랬다는 겁니다. 60일 이내에...), 말도 통하지 않고, 돕는 사람들 하나 없다면.... 그리고 그가 왔다는 나라는 총칼로 사람을 때려잡고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그야 말로 민주주의(물론 이 코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선 그나마 형식적 다수결이라고 만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조차 지켜지지 않는 그런 나라에서 온 미개국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5. 복잡한 코드의 내 친구들....

  그렇습니다. 제겐 20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또다시 코드가 등장합니다. 어떻게 이해하건 그건 자유니까요....버마, 난민,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 아웅산 수지, 김대중........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지가 가택 연금에 있는 나라 62년 이후 무식하기를 하늘을 찌르는 군사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그들의 무식은 이미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있습니다. 1988년 8월 8일 민중항쟁을 총으로 평정한 그들...1990년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80%이상의 의석을 획득한 민의를 정치 탄압과 가택연금으로 화답한 나라....데모하는 학생들이 꼴도 보기 싫어 학교를 폐쇄한 위대한 발상의 소유자들... 어린아이까지 국가 건설 사업에 강제 동원한 나라...강제노동으로 ILO 창설이후 최초의 제재국의 타이틀을 획득한 나라.... 그런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민주화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 있는 제  난민 친구들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산업 연수생으로 한국에 왔었습니다. 조국 버마 민주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민주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빈국민인 그들은 고귀한 개발 도상국의 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왜 그들이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나 자료도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을 뿐더러 가장 중요하게 입국 60일 이전에 난민신청을 해야 한다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사항조차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혹시 그들은 이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체류 신분을 탈피하기 위해 벌이는 인지도 모른다...그래서 그들은 간혹 한남동에 있는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세계 각국과 한국의 사회시민노동단체들에게 호소합니다. 조국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연대의 손길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가족의 안전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군사정부가 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조국 버마로 돌아갈 수 없는 국제 미아가 돼버린 것입니다.

  그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NATO(NOT ACTION TALK ONLY)라 부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로 간 버마민족민주동맹회원들은 모두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심지어 해당 국 지원을 받으며 조국 버마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는데 유독 오랜 민주화의 동지인 김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고 있지 못한 연유에서입니다. 또 한가지 코미디는 김전대통령의 노밸평화상 수상 이유가 한반도 평화와 아웅산 수지의 민주화 운동을 적극지지하고 지원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들은 오직 김대중대통령을 믿고 한국에 왔다고 했습니다. 민주화 동지에 나라에... 

 지난 2000년 한국에 버마민족민주동맹 출신의 국회의원과 버마노총대표자 등 4인이 한국을 방문했었다. 그간 버마민주화모임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저로서는 또 하나의 코드가 이 방문시기에 작동했습니다.  같은 버마사람을 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국회의원들의 모습들...난민지위계류중인자들과 그들의 조직의 대표와는 분명 차별이 있는 듯 했습니다.. 우리는 국회위원2명을 포함에 방문 일정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조차 아득할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20명의 친구들이 한국사회에서 생활한 것은 10년에서 5년 사이이며 버마민주화 활동을 한지도 이제 3년째입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코드가 또다시 충돌을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죠.

 

6. 내재적 전근대성에 대한 반성...

 우리 안에 있는 숨어 있는 두 얼굴을 보라!

어려운가? 그렇다면 자신을 비췰 수 있는 거울 하나씩을 준비하자.

가장 손쉽게 우리 머리속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여성의 눈이며, 동성애자의 눈이며,장애인이 눈이며. 학벌카르텔에 포함되지 못한 자의 눈일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의 전근대성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거울일 것이다.

 좀더 확실한 것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외국인여성노동자의 눈으로 이 빌어먹을 세상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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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건 이 글이 2000년에 쓴 글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내일 드디어 친구들 중 8명에 대한 난민 인정 최종 심이 있는 날입니다. 사실 오늘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았는데  내일 난민인정에 대한 최종심 결정이 난 후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난민인정 여부는 우리 나라 난민사에 중요한 사건이 될 것 입니다. 최초의 집단신청, 최초의 60일 접수 조항을 어기면서 진행된 난민 인정이기 때문입니다. 20명 중 9명은 순차적으로 난민 인정을 받은 상태이고 최종에는 8명이 남아서 지난 10년간 지리한 법정 공방을 계속해 왔습니다. 바로 내일이면 이 10년의 공방이 정리 되는 날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내일 재판 끝나고 바로 소식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것을 침해 당했을때는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하는건지 누가 좀 알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들어온 기쁜 소식입니다. 여덟 분 모두가 난민 인정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패소했다고 문자가 와서 깜짝 놀랐는데, 법무부가 패소했다는군요. 대한민국 정부의 패배가 이렇게 기쁜일이 되다니... 도대체 이걸 가지고 10년을 끌게 만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미리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은 소리 듣고 해당자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었을까요? 혹시 버마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경성트로이카님이 자세한 소식 올려주시겠지요?                 -고은태가 대신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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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첫 글을 열광적으로 환영합니다.
    그런데 작년이었나요?
    김대중 전대통령이 모금만찬을 열고 그걸 버마친구들에게 기증하던데요..
    힘있으실 때 난민으로 인정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을 참 아쉽군요,

    2008/09/24 23:06
  2. 꼬 규환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전대통령께서 기증해 주셨습니다. 저도 초대 받았다 전날인가 취소가 되어서 전 못갔습니다. 버마분들이 매우 자랑스러워 하셨고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말씀하신것처럼 힘있으실때 좀 도와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이 정부는 지난 10년이 좌파정부라고 하는데 좌파정부에서도 해결 못한 과제들을 우파 정부는 어떤식으로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글을 써보겠습니다. 재판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립니다.

    2008/09/25 11:01
  3. BlogIcon 난민촌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오늘이군요.... 이번엔 좋은 소식 기대하고 있는데....
    결과 나오면 소식 올려주세요. ^^

    2008/09/25 13:38
  4. 꼬 규환  수정/삭제  댓글쓰기

    8명 모두 난민인정 받았습니다. 지난 5년간 법무부가 뻘짖을 했는데 이에 대한 상이라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관심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09/25 16:55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다행다행 축하축하
      이 분들 인권대학 모셔서 시작할 때 작은 축하라도 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2008/09/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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