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전 글에서 이런 류의 글은 안쓰겠다고 다짐했는데, 경찰 반박자료를 국장님께 얻어서 읽다보니 혈압이 올라서 미치겠네요. 그래서 경찰의 반박자료에 대해서도 - 조목조목은 절대 아니고, 저도 바쁜 사람입니다 - 대강의 촌평을 올립니다. 역시 개인적인 반응일뿐 앰네스티의 공식입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 그런데, 제발 우리 이런거 좀 안하고 살 수 없을까요?
일단 사실관계
경찰은 앰네스티가 수집한 사례들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도 없이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허위진술 혹은 사실관계 확인 불가. 확인 불가는 그렇다치고, 나머지가 대부분 허위진술이라면 앰네스티 조사관이 만나고 간 피해자 중 사실관계가 확인된 사람들은 몽땅 거짓말장이 뿐이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촛불 시민 중 거짓말장이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제가 아는 짧은 통계지식으로 본다면 이 정도 샘플조사에서 100% 거짓말장이로 판명된다면 95%의 신뢰도로 촛불시민 대부분은 거짓말장이라는 결론은 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렇게 많은 거짓말장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경찰은 정말 고달프겠습니다.
앰네스티에 대한 시각
'정권퇴진 요구’로 사실상 정치성을 띤 촛불집회의 성격을 외면, 객관성 상실
이건... 혹시 앰네스티를 촛불집회의 정당성에 대한 심판관으로 보고 계시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촛불집회가 정치적이든 아니든 앰네스티는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앰네스티는 시민들이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가운데 경찰력 행사에 문제가 있어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알아보러 왔을 뿐입니다.
하물며 정권퇴진이면 또 어떻습니까? 대한민국은 정권퇴진 주장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와 회 및 시위의 권리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나라입니까? 앰네스티를 존중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마치 절대적 심판관처럼 대접하고 국내의 이슈를 판정해달라고 사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대주의적 발상이자, 내정간섭을 초래하는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조사기간의 문제
촛불집회 중반까지의 상황만을 조사했다는 점을 알 수 있음(보고서의 ‘총괄적 신뢰도’ 결여)
실제 조사기간이 10여일에 불과하였고, 5회(7.4․5․6․12․17)에 걸쳐 집회현장 방문조사를 실시하였지만 당시는 이미 종교계 참여 등으로 촛불집회의 불법․폭력성이 현저히 감소한 시기여서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웠으며
요는, 나중에는 집회가 폭력적이었는데 이걸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라는 이야기겠죠. 그게 진실인지 여부는 따지지 말기로 합시다. 집회가 후에 폭력적이 되었으면 그 전에 과잉행사된 경찰의 무력이 정당화됩니까? 혹시 대한민국 경찰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체계를 벌써 도입해서 미래의 폭력을 예상하고 지금 강경진압에 나서고 있는 겁니까?
게다가 경찰이 지적한 조사기간에 대해 말하자면, 집회의 불법, 폭력성 뿐 아니라 경찰의 진압태도도 훨씬 고분고분해진 것이 사실 아닙니까? 이왕 보고서의 신뢰성을 걱정하실 양이면 조사관 앞에서 물대포도 직사로 좀 쏴주시고 방패로 사람 찍고 발로 짓밟고 해주셨으면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요.
그나저나, 시기가 무슨 상관입니까? 어느 시기, 어느 국면에서든 인권은 보장되어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그리고...
이미 적법한 집회시위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음
압권이죠. 어설픈 논평이 이 엄청난 포스를 훼손할까 염려되어 별도의 이야기는 자제합니다.
추신:
쓰기로 들면 무지무지 길어지겠지만, 이 정도로 마칩니다. 사실 제가 드리는 백 마디 말 보다, 그저 경찰이 발표한 자료를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훨씬 더 임팩트가 크리라고 생각되는데요. 여기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경찰청 사이트에 있지 않을까요?
참, 지난 번에 팔 부러진 여성, 팔 안부러졌다고 우기더니 그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나 궁금하네요. 아니면 말고 인가요? 그럼 이번 반박자료는 또 어떻게 믿죠? 최소한 틀린 부분에 대한 사과 정도는 하셔야 그 다음 이야기도 믿죠.
글 쓰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 글 읽고 치안 책임자가 마음에 상처를 입어 자살이라도 할까 봐서요.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너무 마음에 상처가 된다면 글 내려 드릴테니 차라리 제게 연락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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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어이가 없어서
2008/10/08 16:56오죽하면 블로거뉴스 가입하고
관련 포스팅 발행했을까요? ㅎㅎ
사실 훙님 트랙백을 읽어보고 이 글을 쓸 생각을 했습니다.
2008/10/08 17:04저 혼자라면 그냥 넘어 갔을지도 모르지요.
사무국장님께서도 글을 쓰셨으니까요.
그런데, 훙님 블로그에 가보니 증언해주신 분들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