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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시절에는 꽤나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었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고 나서는 일체의 커뮤니티 활동에서 손을 떼었으니 10년이 훌쩍 넘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몇몇 커뮤니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울드레서'입니다. 이 까페가 저를 놀래킨 것이 여러번 입니다만 특히 광고활동과 촛불집회 현장에서 본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군요.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않아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했을 때만 해도, 어떻게 인터넷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저렇게 빠른 속도로 큰 액수를 모금했으며, 실제로 광고를 집행해내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정도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무슨 옷입는 카페인 모양인데 촛불집회를 이슈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관심을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집회 현장에서 나부끼는 강렬한 포스의 핑크 깃발에 여러번 호기심을 가졌는데 - 깃발을 보면서도 그게 소울드레서인지는 몰랐습니다. 항상 뒷면만 보였거든요. - 어느날 광화문 네거리와 프레스센터 사이에서 본 소울드레서의 행렬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둘씩 손을 잡은 이열종대로 끝도 없이 이동하는 모습은 과거 전성기 학생운동 때의 동원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허걱... 힐에 원피스, 드레스 예쁘게 차려입은 젊은 언니들이 - 무슨 가수 공연장 앞에서나 볼듯한 모습으로 - 촛불집회 장소에서, 그것도 가장 위험한 대치현장 쪽으로 먼저 이동하기 위해 그토록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니... 그 자매애와 연대의 힘 앞에 기존 시민단체든, 운동권이든 다 그 자리에서 접시물에 코박고 자신의 조직력을 반성해야 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소울드레서를 비롯해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활동과 그 활동을 가능케한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어제,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든 경험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어제 소울드레서 회원인 우리 선미팀장님에 대한 글을 올리고 그 반응을 보면서였습니다. (고민의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또 글로 옮길 날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2008/10/08 - [지부장 일기] - 소울드레서, 한국 앰네스티의 심장을 접수하다!

갑자기 다녀간 사람의 수가 폭증했고, 글에는 열광적인 -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 비하면 확실히 열광적입니다 - 댓글들이 붙었습니다. 이건 선미팀장님이 보내주신 메일을 보니 해명이 되었습니다. 관련글과 링크를 소울드레서에 올렸더니 10분만에 3,000명 조회에 댓글 200개가 넘게 달렸다는군요. 그래서 확인해보니 이 블로그에도 자료가 남은 것만 세어서 약 1,400분이 소울드레서를 통해 다녀가셨군요.

10분에 3,000명 조회에 댓글 200개면, 한참 때의 아고라를 능가하는 숫자입니다. 그 엄청난 파급력과 속도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이 포스트를 작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앰네스티가 10,000명에 가까운 회원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번 행사에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은 몇 명이나 될까요? 또 웹사이트에 새 글이 올라오면 일 주일 내에 읽는 회원이 몇 명이나 될까요? 물론 소울드레서는 훨씬 더 회원이 많지만, 우리 쪽 회원이 모두 매달 회비를 내는 회원라는 것, 인권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모였다는 것, 그리고 인터넷 까페의 회원 수가 가지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회원수 차이로 현재의 상황을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소울드레서는 무슨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오프라인 모임이 크게 활성화되어 자주 모이면서 친목과 결속을 다지는 것도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단체의 규모를 보면 회원들 간에 무슨 특별한 개인적 인간관계가 깊이 있게 쌓여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과연 이 사람들을 순식간에 모이고 행동할 수 있게 만들었을까요?

촛불집회 때 이런 이야기가 돌았지요. '광우병국민대책위가 1,800개 시민단체의 모임이라는데, 과연 1,800명이 나오기는 하는거냐. 한 단체에 한 명도 안나오면서 무슨 촛불집회를 이끌겠다는거냐.' 이 글 자체에 대한 찬반을 넘어, 사실 시민단체들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꼭 촛불집회 뿐 아니라 도대체 무슨 행사든지 거기 참여한 단체수 만큼의 사람조차 오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요.

이걸 가지고 외부환경 탓을 많이 해왔고 특히 시민들의 참여가 아쉽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건 결국 소울드레서나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활약을 보면 그간의 이야기들이 모두 근거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어떤 이유를 대보아도 소울드레서가 있는 한 변명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저는 소울드레서 회원들이 서로를 믿고 움직이게 한 원동력을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험한 현장에 서로를 믿고 뛰어들게 만든 상호신뢰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하는 평소의 관계형성을 시민단체들이 도입해야 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일상적으로 소통하면서 개인적 관계가 아닌, 전체로서의 서로서로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조직에 대해 신뢰를 쌓았는지 배워야 합니다.

몇 가지 추측하는 것들이 있지만, 짐작만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주제라서 참겠습니다. 그렇지만 소울드레서와 그 회원들의 관계가 기존의 시민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조직과 조직, 조직과 회원, 회원과 회원의 관계 중 그 어느 것과도 비슷하지 않다는 것은 틀림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 매달 적지 않은 액수의 회비를 내어주시는 회원들이 일만 명에 가까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소중한 회원 한분 한분께 저는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하는 캠페인 활동에 회원 일천 명을 모을 수 있다면, 우리는 한국사회는 물론 전세계 인권상황에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매달 회비를 꼬박꼬박 내어주시는 것 만으로도 이미 회원들은 자신들의 참여의지를 밝히고,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분들을 활동참여로 이끄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오롯이 한국지부에서 크든 작든 역할을 맡고 있는 모든 사람의 책임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울드레서로부터 배우고자 합니다. 촛불시민들로부터 배우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내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소울드레서에 특별회원으로 가입시켜 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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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많이 바라신다 긔? ㅋㅋ
    아 이 말투 빠지네....긔?

    2008/10/10 18:07
  2.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10/11 11:41
    • BlogIcon 고은태  수정/삭제

      흐... 소드가 굉장히 조심스레 행동한다는 것은 들었습니다.
      그 점도 단체들이 배워야 할 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를 가입시켜주지 않으셔도 전혀 불만이 없다는..
      성의있는 답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럴 때 궁뒤 퐝퐝퐝을 쓰는건가요? 그럼 욕먹나?)

      2008/10/11 17:10
    •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2008/10/12 08:57
  3. 소드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보니 부끄러워 지네요.. 다시 불타올라야 겠어요 퐈이야!!!!!!!!!!!!!!!!!!!!!!!!!!!!!!!
    근데 특별회원은 안되겄는디용? 저도 아직 정회원에 불가하니깐!!!!!!!!!!!!!!!!!!!!!!!!!!!!!!
    소드 등업은 까다로우니깐!!!!!!!!!!!!!!!!!!!!!!!!!!!!!!!!
    좋은 하루 되세요^^

    2008/11/04 13:18
  4. BlogIcon 서현주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은 소울 드레서의 정체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2009/09/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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